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과 포스코 기업시민 전략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이해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기존의 오프라인 중심 사회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완벽한 연계를 통해 어떠한 행위도 제한받지 않고 자유롭게 실행할 수 있는 디지털사회로 변화시키고 있다. 다시 말해, 항상 연결되어 있어 무슨 일이 어디서 벌어지는지를 감지할 수 있는 초연결성hyper connectivity과 어떻게 거기에 대처할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초지능성hyper intelligence을 기반으로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형태로 해결할 수 있는 형태로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구조 측면에서 보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전통적인 산업구조에서 기업들이 봉착해 있던 가치와 원가의 딜레마, 즉 고객가치를 높이려고 노력하면 원가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딜레마를 해결하면서 차원이 다른 산업구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여기서 고객의 가치는 기업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한 솔루션에 대해 고객이 인지하는 가치를 말하는데,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형태로 고객 개인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면, 즉 요구형 서비스On Demand Service를 제공하면 극대화된다. 문제는 비록 고객들이 개인화된 서비스에 많은 가치를 부여하지만, 기업이 개인화 서비스 제공 전략을 추구하는 순간 원가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기업들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대량생산하여 원가를 낮추고, 여기서 만들어진 자금으로 새로운 솔루션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현재 전 세계 기업 시가총액 순위 1위부터 10위까지가 거의 디지털 서비스기업(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인데서 알 수 있듯이 디지털적인 방식으로 경쟁을 하는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결국 고객의 가치를 극대화하면서도 원가를 낮출 수 있는 수단을 기업들에게 제공하여 기업 경쟁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가 원하는 요구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아날로그적 기업구조를 디지털적인 형태로 변혁하여야 한다. 기존의 기업은 자신들이 주도하여 고객수요를 예측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디자인하여 제조한 다음 고객에게 전달해 왔다.
고객이나 기업 모두의 입장에서 매우 비효율적인 이러한 거래방식이 오랫동안 유지되어 왔던 이유는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형태로 기업이 가진 자원을 통합하여 솔루션을 제공하는 요구형서비스가 기술적으로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자원을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형태로 통합해서 전달하기 위해서는 모든 자원을 표준화하고 모듈화해야 하며 이를 통합하는 과정 또한 표준화·모듈화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의 아날로그형 기업에서는 이러한 표준화나 모듈화가 거의 불가능했고, 설령 모듈화와 표준화가 가능하다 하더라도 자원의 세부내용을 추적하여 관리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으며, 필요한 시점에 자원을 빠르게 통합하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했다.
일례로 운동화를 만들어 파는 과정을 생각해 보자. 운동화를 만들기 위해서 기업은 고객의 수요를 예측하고 예측된 수요에 맞춰 디자인을 만들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 안창, 중창, 겉창, 뒷축, 내패딩 등 최소 10가지 이상의 다양한 부품들을 사용하여 제품을 만든 다음, 창고에 보관하고 수요자에게 판매한다. 그런데 만약 모든 부품을 표준화, 모듈화하고 고객이 디자인하게 한 후 바로 만들어 제공하는 형태로 바꾼다고 가정해 보자. 아날로그 방식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다. 혹, 가능하다 하더라도 실제로 만들어서 배송하는 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아디다스는 스피드팩토리라는 시범공장을 통해 신발생산 과정과 자원에 대한 정보를 디지털화하고 표준화·모듈화하여 기존에는 1년 6개월이 걸리던 전 과정을 10일 이내에 끝낼 수 있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운동화를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만들어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처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업들에게 자신들의 사업에 대해 재정의하도록 강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기업이 공유하는 산업생태계를 완전하게 재구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맞아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 경영의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첫째, 고객의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하여 솔루션을 요구형으로 제공하는 것, 둘째, 조직 구성원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극대화하여 이들이 고객의 문제 해결에 창의적으로 나서게 하는 것, 셋째, 요구형서비스를 가장 효율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이들을 이해하는 것이다. 비즈니스에 가장 기본적인 이 3가지의 공통점은 ‘사람’이다. 고객의 문제를 이해하고 푸는 것, 직원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이들을 통해 고객의 문제를 푸는 것, 그리고 파트너사의 역량을 극대화하여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문제를 푸는 것 모두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의 역량을 극대화하며, 서로 신뢰를 쌓아야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기업운영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포스코가 지향하는 기업시민이념은 이 지점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포스코의 기업시민이념과 비즈니스 전략

포스코는 2019년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이에 따른 경영비전을 ‘With POSCO, We’re the POSCO’로 정하고, 포스코의 개혁방향을 Business with POSCO, Society with POSCO, 그리고 People with POSCO로 삼았다. 포스코 설립 이후의 핵심이념이 ‘제철보국’ 이였다면, 앞으로 50년을 이끌어갈 핵심이념은 ‘기업시민’이다.
시민이란 특정 국가의 법적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개인의 상태를 의미한다. 사회계약 이론에 따르면, 시민은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 시민이라는 개념은 사회에 따라 그 사회가 가진 문화적 특수성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그 권리와 의무가 확정되거나 고정된 것이 아니며 사회적 속성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시민의 역할에 관해서는 다양한 논의가 있고 통일된 견해가 없지만, 많은 학자들에게 지지받는 개념 중의 하나는 적극적 시민의 역할active citizenship이다. 적극적 시민의 개념은 시민들이 경제적 참여나 공공자원봉사 등의 활동을 통해 자신들이 속한 공동체를 개선하고 모든 시민들의 삶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철학이다. 다시 말해, 적극적 시민은 사회구성원들과 연대감을 바탕으로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주체를 의미한다.
포스코의 기업시민을 적극적 시민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생산활동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적 구성체의 일원으로서의 기존 역할을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사회 일원으로서의 역할로 바꾸겠다는 철학적 변화이다. 포스코는 창립이래 포항과 광양지역의 교육과 문화 인프라 조성, 제철장학회와 포항공대 설립을 통한 인재양성, 포스코청암재단, 포스코봉사단, 포스코1%나눔재단등을 통한 다양한 공익적 활동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책임 활동은 비록 거시적으로는 기업의 평판을 높임으로써 경쟁력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단기적 성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시민의 참여활동과는 거리가 있다. 따라서 포스코가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선포한 것은 기존의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사회적 책임 활동이 아니라, 본연의 기업활동을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시민의 관점에서 수행하여,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선순환적인 방식으로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기업시민 이념의 핵심은 사회가 가진 다양한 문제를 기업적 방식으로 해결하여 가치를 창출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도 기업의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포스코가 제시한 기업시민이념은 기업시민활동으로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 개념적으로 기업시민활동은 기업 구성원들이 수행하는 시민활동의 집합이다. 포스코그룹 구성원들의 입장에서 보면, 기업의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는 부가적인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시민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사회적 문제를 찾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고민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 본연의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구성원들의 활동에 방향성을 주기 위해 포스코는 조직의 개혁방향을 고객, 공급사, 협력사 등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가치를 만들어가는 Business With POSCO, 더 나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Society With POSCO, 신뢰와 창의의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People With POSCO로 설정했다. 기업시민 이념과 세가지 개혁방향은 조직 구성원들에게 개략적인 그리고 개념적인 방향성은 주고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로드맵은 주고 있지 않다. 이 로드맵은 기업시민 관점에서 포스코의 전략이 수립되어야 만들어질 수 있다. [그림1]은 세가지 개혁방향과 전략의 관계를 설명한다.
기업시민이라는 관점에서 바라 본 포스코의 기업전략은 무엇을, 어떻게, 누가 수행하는가로 정의될 수 있다. 우선 전략의 핵심적인 영역인 비즈니스 영역 문제를 보자. 기업시민의 관점에서 포스코가 어떤 산업에 진출하고 어떤 비즈니스를 할 것인가는 비교적 명확하다. 왜냐하면 기업시민은 사회적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Society with POSCO라는 개혁방향의 실천을 위해, 현재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 지구 자원의 유한성에 대비하기 위한 우주자원개발, 상당한 위험으로 나타나고 있는 우주쓰레기 처리 문제에서부터, 기후변화, 적정한 가격의 청정에너지 개발, 건강한 삶, 빈곤퇴치, 깨끗한 물과 위생, 복원력 높은 사회기반시설, 지속가능 도시, 범죄예방 등 다양한 영역의 문제를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이러한 사업영역의 확대는 포스코가 지금까지 제공해온 세계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온 것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중심으로 사업의 내용을 재 구조화하고 새로운 솔루션을 고민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현재 포스코가 하고 있는 것처럼, 사회적 기여가 높은 제품인 전기차용 강판 등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안전과 환경가치를 추구하며, 자원과 에너지가 선순환되는 생산체제 구축 등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다음 이슈는 어떻게 이러한 사업을 수행할 것인가이다. 포스코는 성과공유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중소기업에 포스코의 혁신활동을 전파하고 이들이 경영성과를 향상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하지만 기업시민의 관점에서 보면 조금 더 다양하고 역동적인 협력관계를 만들어 내야 한다. 포스코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고 사업영역을 확장하고자 한다면, 이 사업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자원을 확보하며 생산, 전달, 판매 등의 활동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어떤 기업(그 기업이 벤처든 기존의 중소기업이든 상관없이)을 발굴하고 어떻게 협력하며 어떻게 성과를 나눌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사회적 문제를 이해하고 솔루션을 만들 수 있으며, 새로운 협력관계를 설계할 수 있는 다양한 인력들을 길러내는 문제이다. 물론 구성원들을 보다 행복하게 만들고 동기를 부여하며 이들의 역량을 극대화시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창의적이고 자발적으로 사회문제를 인지하고 솔루션을 만들어 낼 수 인력을 키워내는 것은 훨씬 더 중요하다. 대학, 연구소, 협력업체, 정부 등과의 다양하고 역동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이 일이 가능해진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포스코 비즈니스전략의 실행 방안

사회문제의 발굴, 새로운 솔루션의 개발, 솔루션 구현을 위한 기술의 개발, 실행 등을 위해서는 완전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존의 사업방식을 그대로 사용해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실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요한 이유가 그것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2가지 측면에서 포스코의 기업시민 기반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핵심적인 수단이다. 첫째는 포스코가 기업시민이념에 기반한 새로운 기업전략을 실행하는 필수적인 수단이다. 예를 들어, 포스코가 복원력 높은 사회기반 시설을 필요한 도시들에 온디맨드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을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선정했다고 가정해 보자. ‘복원력 높은’ 소재와 이를 사용하여 만들어지는 ‘사회기반시설’이 기술의 핵심이고 이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더구나 이를 온디맨드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생산·운영 시스템, 전달시스템 등 모든 시스템이 표준화, 모듈화, 그리고 디지털화를 통해서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변해야 한다. 온디맨드 생산전략은 디지털 플랫폼 위에서 실행되는데, 이 디지털 플랫폼은 디지털트윈을 활용하여 디지털 디자인과 디지털 운영을 가능하게 하며,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서 고객의 문제를 이해하고 생산 프로세스의 문제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며, 디지털을 통해서 물리적 현실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이 사업에 필요한 기술과 소재를 개발하고 시스템화하며, 솔루션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전략 로드맵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 또한 새로운 사업의 진행을 위해 기존의 자원과 프로세스는 어떤 형태로 활용할 것인지, 어떤 형태로 변혁할 것인지를 동시에 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가 모든 프로세스를 혼자서 진행할 것인지, 공동으로 개발할 것인지, 혁신적인 기업으로부터 구매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 모든 활동들은 디지털에 기반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디지털 디자인은 고객의 참여를 가능하게 하고 모든 물적, 공학적 특성에 대한 사전 검토를 정밀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런 방식으로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면, Society with POSCO, Business with POSCO, 그리고 People with POSCO라는 개혁방향을 자연스럽게 성취하게 된다.
둘째는 기업시민으로서 비즈니스 파트너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다. 포스코가 수행하고 있는 기존의 사업이 되었든 기업시민 이념에 따라 만들어진 새로운 사업이 되었든, 포스코는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같이 성장해야 한다. 그렇다면 비즈니스 파트너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Business with POSCO 개혁방향의 핵심이기도 하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여기에 강력한 수단을 제공한다. 포스코가 먼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하고 이를 확장하여 비즈니스 파트너들에게 제공한다면, 비즈니스 파트너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원하고 자원과 프로세스의 유연성, 확장성, 신뢰성을 확보하여 산업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게 된다. 다시 말해서, 포스코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되어 있고, 온라인을 통해 오프라인을 통제할 수 있으며, 표준화, 모듈화, 디지털화된 자원과 프로세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파트너나 중소기업들에게 강력한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플랫폼서비스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기반으로 제공되며, 고객들의 필요에 따라 수시로 변경될 수 있다. 물론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이러한 서비스를 도입하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비즈니스 분석과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이 부분 또한 포스코가 서비스로 제공하거나 지원해 줄 수 있다. 지금 여기서 이야기하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은 기존의 정보시스템과는 궤를 달리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기존의 시스템이 통합적 관리를 기본으로 한다면, 디지털 플랫폼은 유연하고 확장 가능성이 높으면서도 맞춤화가 가능한 서비스로 구성되어야 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 예시

앞서 언급된 대로 포스코가 직면한 사회문제 중 가장 협의의 부분은 협력업체나 파트너들의 문제이다. 협력업체나 파트너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광의의 사회문제는 식량문제해결이나 환경문제 해결, 사회시스템 변화문제 해결,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확산되고 있는 비대면 무역 확대에 대한 대응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식량문제의 해결은 소재산업과 관련이 있다. 퀀텀컴퓨팅이나 3D바이오 프린팅,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육류나 생선을 제조하는 것을 말한다. 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대두되었던 식량문제가 코로나19사태 이후 더욱 더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어서 식량 문제의 디지털적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스타트업들이 이 영역에 뛰어들게 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면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Impossible Food, Mosa Meats, 그리고 Memphis Meats 등은 육고기를 생산하고 있고, Finless Foods는 참치를 인공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Muufri는 우유를 생산하고 있다. 과거에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이러한 사업들이 매우 비효율적인 것으로 인식되었으나, 기술이 급격하게 발달하면서 가격이 현저하게 낮아지고 이에 따라 상용화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들로는 디지털 디자인, 3D 바이오 프린팅, 디지털 컨트롤 기술 등이 있는데 이러한 기술들을 포스코가 디지털 플랫폼 위에서 제공하고 스타트업들이 이를 활용하여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식품산업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그림3] 참조).
환경문제의 해결은 앞서 언급된 육류나 생선의 디지털적 생산을 통한 환경 오염문제의 해결 뿐만 아니라 수소 에너지의 생산과 활용 등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까지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퀀텀컴퓨팅의 활용을 통한 신소재의 개발, 탄소저감기술의 개발과 활용, 컴퓨터 비전 기술, 디지털 디자인, 그리고 인공지능을 통한 공기질의 관리 등과 같은 환경 이슈들을 포스코가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디지털 서비스화함으로써 스타트업들이 그 기반을 활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에 뛰어들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소재를 활용한 3D프린팅 제조, 도심 모빌리티 산업의 활성화로 인한 도심 재구조화 이슈의 해결 등 다양한 신산업 또한 포스코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영역이다. 물론 이러한 다양한 사업을 포스코가 직접할 필요는 없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들이 포스코의 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하여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된다. 새로운 소재를 이용한 3D 프린팅 사업은 제조업을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탈바꿈시켜 도심에서도 제작소를 통해 누구나 무엇인가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산업구조를 만들어 내게 될 것이다. 모빌리티 산업의 활성화는 도심 구조나 건출물 구조에 있어 획기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데 이는 건축을 위한 새로운 소재를 고민하고 있는 포스코에게도 상당한 도전과 기회를 제공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스타트업들에게 새로운 소재, 건축물, 시설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묻고 포스코가 공동으로 개발하여 사업화한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디지털트윈, 사물인터넷, 컴퓨터비전기술, 핀테크, 무역지식들을 엮어서 새로운 무역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클라우드서비스로 제공함으로써 비대면시대 무역환경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전시회가 취소되고, 기업들의 해외출장이 제한된 지금, 지금 개발되고 있는 디지털플랫폼을 확대하여 무역활동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사이버 무역플랫폼은 오프라인 박람회를 그대로 디지털로 재현한 것으로 물리적 환경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제공하면서도, 세밀하게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을 관리하거나, 무역거래 프로세스, 자금의 교환 등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정보기술 기업들을 위한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고, 수출기업들이 장소와 시간의 제약없이 무역거래를 할 수 있어, 완전히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나가는 말

포스코는 기업시민 이념을 구체화하기 위해 기업시민헌장의 실천원칙을 만들었다. 기업시민 실천원칙은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강건한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사회문제해결과 더 나은 사회 구현에 앞장서며, 신뢰와 창의의 조직문화로 임직원들이 행복하고 보람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준칙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원칙이 조직에 체화되고 자연스럽게 실천되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실천노력도 중요하지만, 이를 조직에 내재화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강력한 도구가 필요하다.
물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거나 포스코의 기업시민 기반 전략을 실행하는 단 하나의 수단일 수는 없다. 하지만 앞서 논의한 것처럼, 사회문제를중심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은 엄청난 투자를 필요로 한다.
모든 사업을 관통하여 가치를 만들어 내고 원가를 낮출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고, 비즈니스 파트너들과의 생산적이고 협력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수단이 필요하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그 중 하나의 강력한 수단이고, 이러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에 기반한 포스코의 기업활동은 기업시민이라는 아날로그적 개념을 디지털 기업시민이라는 보다 진화된 그리고 실천적인 형태의 개념으로 탈바꿈하게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포스코의 디지털트랜스모메이션을 통한 디지털 플랫폼화는 포스코가 적극적인 기업시민으로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포스코 그룹 자체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핵심전략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다. 디지털 기업시민으로서의 글로벌 포스코가 힘차게 도약하기를 기대해 본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