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경영의 관점에서 본 기업시민

 

 

 

 

포스코의 기업시민 헌장은 아래의 주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고객, 구성원,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
•“기업가치 창출,… 지속 성장”
•“경영 원칙… 1. 비즈니스 파트너, 산업생태계, 2. 사회문제 해결, 3. 조직문화…행복하고 보람있는 회사”
위에서 보듯이, 기업시민은 주주shareholder를 넘어선 이해관계자stakeholders를 대상으로 함을 분명하게 하고 있고, 단순한 선언적 내용이 아니라 지속 성장을 통해서 결국은 기업가치를 창출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로서의 경영이념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이로부터 3가지 경영원칙을 도출함으로써 구체적인 실행으로 이어지게끔 정리되어 있다. 본고에서는 전략경영의 관점에서 포스코의 기업시민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전략경영의 관점

전략경영은 아래와 같은 구성요소와 논리적 흐름으로 체계화되어 있다.
• Mission – (기업의) 존재이유와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한 정의를 의미한다.
• Vision – 미래 일정 시점에 (기업이) 도달하고자 하는 이미지의 형상화이며, (기업의) 의지치aspiration가 반영된 내용을 담고 있다.
• 환경분석 및 내부분석 – (기업이) 처한 사업환경을 거시적, 미시적으로 분석하고 또한 내부적인 여건, 즉 구체적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원과 역량을 분석적으로 고찰한다.
• 전략선택 – 위에서 제시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길을 선택할것인가에 대한 내용으로, 흔히들 말하는 성장전략의 대안들을 어떻게 조합해서 제시할 것인가를 의미한다.
• 실행 – 위에서 제시한 구체적인 전략대안을 행동으로 구현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결국 조직과 사람에 대한 내용들이 주된 흐름을 형성한다.

 

전략경영의 관점에서 본 포스코의 기업시민

••Mission-based Thinking
전략경영의 관점에서 본 포스코의 기업시민은 무엇보다도 창업이념이었던 “제철보국” 이후 드물게 ‘포스코는 과연 무슨 회사인가?’ ‘포스코는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에 대답을 시도하는 노력으로 여겨진다. 다시 말해서, 전략경영의 관점에서 근본적인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소위 ‘Mission’(존재이유)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을 정리해내는 수준의 노력이라고 평가할 만 하다. 따라서, 포스코의 기업시민은 일회성 구호로 그치는 경영 슬로건이 아니라, 21세기에 들어선 포스코의 정체성을 규정짓는 매우 깊이 있는 성찰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Vision: 나아가야 할 방향의 제시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Vision은 미래 일정 시점에 조직이 달성하고자 하는 바를 이미지화 한 것이다. 포스코의 기업시민은 Vision 측면에서 주주 중심의 경영을 넘어서 고객, 구성원, 사회 등의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발전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21세기에서의 기업의 역할에 대한 비전을 담고 있다. 기업시민 헌장의 경영원칙에서 담고 있듯이, 산업생태계의 활성화와 사회문제의 해결, 그리고 조직문화의 혁신 등을 제시함으로써 미래의 포스코가 도달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환경분석과 내부분석
2019년 8월 미국 Washington, D.C.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181개 회사의 CEO들이 모여서 매우 상징적인 발표를 하였다. ‘Business Roundtable 2019 선언’으로 지칭되는 그날의 발표에서 “Statement on the Purpose of a Corporation”(기업의 목적/사명에 대한 선언)을 채택하였는데, 그 핵심은 주주중심의 자본주의는 끝났고, 이제는 폭넓은 이해관계자를 위한 자본주의의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 이러한 선언문이 채택되었다는 것은 자본주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할 만하다. 즉, 이제는 기업이 단순히 주주이익을 극대화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기업과 이해관계에 놓여있는 고객, 구성원, 협력업체, 나아가 사회전반에 대한 가치를 창출해야만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바로 다음달인 2019년 9월에는 Financial Times에서 “Capitalism: Time for a Reset”이라는 제목으로 대대적인 캠페인을 시작했다. 2008년 글로벌 위기가 촉발한 자본주의의 위기 의식을 반영한 것으로서, 영향력이 막대한 저명 매체에서 이러한 본격적인 자본주의를 재조명 해보는 시도를 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가 무르익었음을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더 나은 자본주의로의 진화를 도모해 보자는 것이다. 기업들의 사업환경의 근본적이고 혁명적인 변화를 시사한다.
포스코의 내부적인 조직 여건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창업초기의 ‘제철보국’ ‘우향우정신’ ‘황색군단’ 등으로 집약되는 강력한 조직문화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약해지고, 포스코의 민영화를 거쳐서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새로운 세대 구성원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변화의 요구가 존재한다. 더구나,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한 환경변화와 최근의 COVID-19 사태로 인한 일하는 방식의 변화 등은 유연성flexibility, 회복성resilience 등이 key words로 떠오르는 등 조직 내부의 상황이 많이 바뀌어 가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의 조직 구성원들은 과거의 포스코의 찬란했던 날들에 대한 향수보다는 과연 우리 회사는 어떤 회사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포스코가 과거의 성공을 강조하는 과거지향적인 조직이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품고있을 가능성이 크다. 요컨대, 포스코의 기업문화가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사업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해나갈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전략의 선택과 실행
포스코는 세계 철강업계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철강회사”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철강업이 성숙화 되어 가면서 제한된 수요와 공급의 과잉으로 인해서 가격경쟁이 격화되는 등 사업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 일상화되어 가고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포스코의 기업시민은 최근의 자본주의의 진화 방향과 맥을 같이 하고 있으며, 이미 설명한대로 Mission과 Vision의 새로운 제시에서 그치지 말고 포스코의 구체적인 성장 및 혁신 전략에 기업시민의 관점을 녹여내어서 새로운 도약을 시도해야 한다.
아무리 개념적으로 구호를 외쳐도 결국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여서 실행을 하지 않으면 성과로 이어질 수 없다. 위에서 살펴본 대로, 포스코의 조직문화는 초기부터 면면히 이어지는 전통적인 조직문화와 격변하는 새로운 환경변화에서 요구되는 변화 및 새로운 세대의 구성원들로부터 나오는 세대적인 차이Gap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화학적으로 결합한 복잡성을 띠고 있다고 여겨진다. 포스코의 ‘기업시민’은 이러한 맥락에서 격변하는 사업환경에 적합한 전략의 선택 뿐만 아니라, 조직 내부의 변화관리Change management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인 화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시민은 조직 구성원들에게 자신이 어떤 조직에 몸담고 있는지에 대한 자부심을 불러일으킴으로써 개인의 삶에 대한 의미를 조직을 통해서 찾을 수 있게끔 해줄 수 있다.

 

기업시민과 전략경영, 그리고 기업가치

이러한 논의의 연장선 상에서 본고에서는 포스코의 기업시민이 구체적으로
➊ 어떻게 포스코의 성장 및 혁신 전략에 내재화 될 수 있고,
➋ 어떻게 포스코의 조직문화를 진화시켜 나갈 수 있는 변화관리의 모멘텀을 형성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이러한 논의는 결국
➌ 포스코의 기업가치를 어떻게 혁신적으로 높일 수 있을까 라는 주제에 대한 시사점 도출과 연계될 수 있다.

••기업시민과 성장 및 혁신 전략
기업시민은 포스코의 성장 및 혁신 전략에 내재화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전략적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시민은 포스코의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을 제공하기 때문에, ‘포스코는 어떤 회사인가’에 대한 혁신적인 관점을 줄 수 있다. 포스코는 어떤 회사인가? 창업 이후 포스코는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옴으로써 명실상부하게 세계 철강업계의 선도업체로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포스코의 홈페이지에서 서술하듯이, 포스코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회사”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기묘사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적지 않은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그렇다면, 포스코의 현재의 전략은 어떠한가? 급변하는 디지털 기술의 맥락에서 포스코의 전략을 조명해 보자. Harvard Business School의 Gupta교수는 그의 저서 Driving Digital Strategy (2018)에서 다음과 같이 디지털 전략을 5단계 진화과정으로 설명한다. 먼저 1단계는 디지털 맥락에서 사업의 영역과 경쟁우위의 재정의하는 것이다. Amazon의 공세에 고전하던 Best Buy가 경쟁을 지양하고 Amazon의 쇼룸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발상을 선회한 사례를 제시한다. 2단계는 가치를 창출하고 수익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방식의 발굴하는 것인데, Mobil의 “go-and-fill service”(방문주유)와 주차서비스, Audi의 AR을 활용한 London도심의 dealership등을 예시로 들어 설명한다. 3단계는 고객의 Pain Point에서 출발하여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개발하는 것이다. Michelin의 “Tire as a service (pay-as-you-go)”와 LVMH의 “New bag every month” (매달 새로운 백을 사용하게끔 해주는 subscription model)을 사례로 들고 있다. 이어서 4단계는 Product-as-a-service로의 이행이다.
Nest가 실내 온도조절기를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집안의 모든 것을 작동시키는 허브로 구상한 것과 다양한 AI 스피커들이 마찬가지로 실내 서비스의 허브를 지향하는 것이 이러한 단계의 발상이다. 끝으로, 5단계는 Product-as-a-platform으로서, 궁극적으로 플랫폼화를 지향함으로써 광범위한 확장성을 가져가는 전략이다.
국내 기업들 중에서, 현대차 그룹은 어쩌면 가장 변화가 심하다고 할 수 있는 자동차 산업에서 다소 늦게 시작했지만 디지털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례라고 할 만 하다. ‘자동차 제조’ 의 개념을 넘어서 ‘Mobility’ 사업의 관점으로 전환하고 있는 현대차 그룹은 올해 초에 열린 CES 2020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내세우면서 다양한 혁신적인 노력을 선보였다. Uber와의 협업을 통해 “도심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의 구상을 제시하였다. 또한, SK그룹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일하는 방식의 혁신은 물론, 아예 회사 이름을 바꾸자는 식의 파격적인 시도를 하면서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가고 있다.
디지털 전략의 핵심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디지털 전략에서는 핵심적인 개념들이 기존의 통념을 넘어서야 한다. 제품Product 위주의 발상으로는 새로운 환경을 헤쳐나가기 힘들다. 여전히 제품을 만들어서 파는 제조업체들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것으로 개념화하면 발상의 제약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제품보다는 서비스Service 혹은 솔루션Solution의 개념이 발상을 유연하게 유도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결국은 플랫폼Platform을 지향하는 발상을 하도록 생각을 진화시켜야 한다. 플랫폼을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지만, 본고에서는 수요과 공급을 아우르면서 개방적 협업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사업의 기반 정도로 이해하기로 한다. 위에서 설명한 디지털 전략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자원과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제조업에서 전통적으로 중요시 되어온 장치, 설비 등의 하드웨어의 중요성은 여전하겠지만, 이러한 하드웨어를 Big data, AI 등 디지털 기술 발전과 연계해서 스마트하게 변화를 해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서, 독일의 Siemens는 “Digital Enterprise”라는 이름으로 공장의 자동화와 스마트화를 본격적인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편, 포스코의 디지털 전략은 어떠한가? 포스코는 2019년 7월 세계경제포럼에서 한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4차 산업혁명의 선도업체로서 “등대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디지털 전략을 수행해 오고 있다. 그렇지만, Gupta교수의 디지털 전략 5단계에 대입시켜 보면서 포스코의 현황을 엄격하게 분석해 보면, 우리의 현황을 보다 분석적이고 객관적으로 점검해 볼 수 있다. 포스코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에 대한 답을 구성원들에게 묻는다면, 어떠한 답이 돌아올까? 적지 않은 경우,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품질이 좋은 철강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식의 답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즉, 여전히 포스코는 제품Product위주의 생각을 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물론, 기가스틸 등에서 보듯이, 고급철강제품 쪽으로 가고는 있지만, 역시 철강 제품이다. 서비스Service 혹은 솔루션Solution 식의 용어 사용도 눈에 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서비스나 솔루션 쪽으로 가져가고 있는지 에는 의문의 여지가 남는다.
더구나, 플랫폼Platform적인 발상을 하는 것은 아직 딱히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 포스코의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포스코가 생산해서 판매하고 있는 철강제품들을 단순히 ‘제품Product’의 관점에서 바라볼 것인가? 포스코의 우수한 철강제품들을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Service’로 개념화한다면 어떠한 비즈니스모델의 혁신이 나올 수 있을까? 위에서 소개한 Michelin의 사례, “Tire as a Service”를 참조해 보자. 타이어를 더 팔자라는 식의 기존의 생각에서 고객이 타이어를 사용하는 만큼 비용을 지불하게끔 하는 식으로 생각을 바꾸어 보았다. 타이어에 센서(RFID chip 내장)를 달아서 주행거리를 측정하는 단순한 방법으로 이를 가능하게 했다. 그런데, 이는 단순히 사용료 지불이라는데 그치지 않는다.
타이어 내장 센서를 통해 축적되는 다양하고 풍부한 데이터를 생각해 보라. 이른바 빅데이터이다. 이 데이터를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촉발시킨 출발점
이 된 것이다. 즉, Michelin이 디지털 시대에 어떠한 가치를 창출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사고의 혁명적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포스코의 비즈니스 모델을 “Steel as a Platform”식으로 접근하면 어떠한 발상이 가능할까? 생각해 보라.

••디지털 전략과 기업시민
포스코의 기업시민은 디지털 전략의 맥락에서도 매우 효과적인 화두일 수 있다. 기업시민의 핵심은 결국 포스코가 사회의 시민으로서 여러 이해관계자 및 사회전반에 도움이 되는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필연코 단순히 좋은 제품Product을 제공하는 제품위주의 발상에서 벗어나서, 이해관계자들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Service와 솔루션Solution을 제공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진화시켜 나갈 수 있다. 나아가, 포스코 단독으로서가 아니라 수요와 공급 사이드에서의 다양한 협력업체들과의 개방적 협업관계Open Collaboration를 구축하여 더욱 의미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그야말로 플랫폼Platform으로 진화해 나갈 수 있는 수준의 발상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기업시민은 포스코의 내부 조직 변화관리의 측면에서도 효과적일 수 있다. 안타깝지만, 포스코의 전통적인 위계적 조직문화로는 21세기에 요구되는 유연성flexibility, 회복성resilience 등을 적절히 가져 가기 어렵다는 점을 고민해야 한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급변하는 디지털 기술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고 나아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면, 제품Product 위주의 조직문화에서 서비스Service, 솔루션Solution, 그리고 궁극적으로 플랫폼Platform적인 발상을 유발하는 조직문화로 변화가 요구된다. 기업시민은 이러한 방향으로 조직의 변화를 관리해 나갈 수 있는 변화관리Change management의 효과적인 개념이 될 수 있다. 21세기의 조직 구성원들은 의미 있는 삶을 찾고 싶어한다. 기업시민은 담대한 비전과 함께 시대가 요구하는 폭넓은 생각을 수용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담아내어 활력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매우 유용할 수 있다.

••포스코의 기업가치
이제까지 언급한 모든 내용들이 결국은 ‘기업가치’로 요약된다고 할 수 있다. 기업가치란 무엇인가? 다양한 견해가 있겠지만, 본고에서는 전략경영의 관점에서 풀어내고자 한다. 기업가치란 결국 해당 기업에 대한 시장의 (즉, 세상의) 기대감을 숫자화한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제까지의 실적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실적만이 아니라 미래의 예상 실적이 중요하다.
그런데, 특히 미래의 실적은 결국 해당 기업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성장해 나갈 것 인가가 관건이다. 즉, 미래의 성장스토리다.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 받고 있는 기업들의공통점은 그들이 설득력 있는 그들만의 독특한 소위 “성장스토리Story”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스토리를 세상에 각인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서, Tesla는 스스로를 자동차기업이라고 하지 않고 “기술회사Tech company”라고 정의한다. 창업자이자 CEO인 Elon Musk는 관계사인 Space X를 통해서 우주로 나아가는 매력적인 비전을 세상에 내놓고 있다. Domino Pizza의 CEO인 Richard Allison은 “피자는 IT다”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자신만의 성장 스토리를 설파하고 실제로 디지털 주문과 배송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시장은 이에 열광하면서 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 평가해주고 있다.
그러면 포스코의 성장스토리는 무엇인가? 포스코의 기업가치는 17조 4천억원으로 평가 받고 있다 (2020년 8월 21일 현재). 이는 10년 전에 비해 1/3 가량으로 줄어든 수치이며, PBR도 2020년 6월 기준 0.36에 불과하다. 왜 이렇게 낮은 평가를 받고있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한마디로 시장이 (세상이) 설득될 만한 포스코만의 미래의 성장스토리가 부족한 것을 주된 이유로 들 수 있다.

••기업시민과 성장스토리
포스코의 기업시민 이념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의 성장스토리를 만들어 가는데 매우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만 하다. 기업시민은 시의적절한 경영화두이다. 이미 세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COVID-19 사태를 겪으면서 아마도 더욱 가속화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단순히 경제적 이윤을 추구하는 주주이익 극대화의 전통적 자본주의를 넘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사회전반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기업시민의 이념은 포스코는 어떤 회사이며, 앞으로 세상에 어떠한 도움을 주는가에 대한 미래의 성장스토리를 구성해낼 수 있는 탄탄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결론 및 시사점

포스코의 기업시민은 전략경영의 관점에서 볼 때 가장 기본적인 기업의 존재이유와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하도록 하는 개념이다. 아래의 내용을 다시 한번 보면서 시사점을 각자 생각해 보면서 포스코의 미래를 열어나가면 어떨까.
• 포스코의 기업시민은 최근의 가장 중요한 환경변화인 이해관계자 중심의 자본주의로의 이행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개념이다.
• 포스코의 기업시민은 디지털 기술을 포함한 급변하는 사업환경에서 효과적인 전략을 선택할 수 있게끔 하는 혁신적인 사고방식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개념이다.
• 포스코의 기업시민은 조직 내부 여건의 변화에 따른 기업문화의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변화관리에 매우 적절한 개념이다.
• 포스코의 기업시민은 포스코의 미래에 대한 설득력 있는 스토리를 제시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포스코 기업가치를 높이 평가 받을 수 있게 할 수 있는 개념이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