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여정과 SBTi
지난 4월 28일~30일, 3일간 미국 멤피스에서 개최된 보스턴 칼리지 기업시민센터Boston College Center for Corporate Citizenship, BCCCC 주관 2024 국제 기업시민 컨퍼런스(International Corporate Citizenship Conference, 이하 ICCC)에는 300여 명의 글로벌 기업의 ESG와 CSR 전문가들이 참여하였다. 올해 ICCC의 주제는 ‘하나one’로, 즉 더 나은 세상, 더 지속 가능한 세상, 더 공평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업과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협력하여 사회적,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였다.
컨퍼런스는 ESG 우수 사례 공유 및 대담 형태의 메인 세션 General Session, 5개 세부주제*에 대한 분과별 세션 Breakout Session으로 구성되었으며, 기업, 기관, 학생 등이 함께 토론하고 네트워킹하며 활기차게 진행되었다. 특히, 패널 토론과 청중 참여를 중시하는 상호작용적 방식이 돋보였으며, 참가자들이 직접 질문하고 토론에 참여함으로써 한국과 다른 컨퍼런스 운영과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패널로 참여한 Breakout Session의 ‘The Path To Net Zero’ 세션에서는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과 접근 방식을 심도 있게 다루었으며, 참여한 기업들은 SBTi(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 과학 기반 탄소 감축목표 이니셔티브)를 기반으로 한 탄소 감축목표 수립과 추진 경험을 공유했다. 해당 세션에서 포스코그룹 중 포스코이앤씨가 SBTi로부터 2030년 단기 감축목표에 대해 승인 받은 사례로 검증 과정과 시사점을 소개해 주목을 받았다.
[SBTi 개요]
SBTi는 기업들의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여 검증하고 공식적으로 승인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이다. 전 세계 4,500여 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 따라 Scope 1, 2 및 Scope 3* 탄소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C로 제한하기 위한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다.
[SBTi 승인 사례]
SBTi 승인은 기업의 탄소 감축 목표가 엄격한 과학적 기준을 충족한다는 것을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증명함으로써, 투자자, 소비자, 그리고 규제 기관에게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제공한다.
2021년, 포스코이앤씨는 국내 건설사 최초로 탄소중립 전략을 수립한 이후, 객관성 및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SBTi 승인을 추진하였다. 건설 전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 중 Scope 1과 2는 전체의 3%를 차지하는 반면, 건물 운영과 자재에 해당하는 Scope 3는 97%를 차지한다. 따라서, 건설업 특성상 Scope 1과 2의 감축뿐만 아니라, Scope 3을 포함한 적극적인 탄소 감축 활동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2022년 배출량 대비 Scope 1, 2는 42%, Scope 3은 25% 감축하는 고도화된 단기 탄소감축 목표를 수립하고, 2024년 1월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cienceBased Targets initiative, SBTi’ 승인을 획득하였다.
[SBTi 참여 방법과 시사점]
SBTi 승인은 참연 선언, 목표설정, 목표 제출, 검증 및 승인, 목표 공개 등 총 5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SBTi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기반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겠다는 ‘Commitment Letter(서약서)’를 SBTi에 제출해야 하며, 이로부터 기업은 2년 안에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립하고 검증 절차를 거쳐 공식적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절차인 ‘검증 및 승인’은 SBTi 전문가 패널에 의해 검토가 진행되며,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에 피드백인 제공된 후 보완 과정을 거쳐 데이터와 목표가 ‘SBTi에서 제시하는 모든 기준’을 충족한다면 최종적으로 검증을 통과하게 된다.
참여한 패널들은 SBTi 승인 과정에서 Scope 3 배출량 산정 및 목표 설정의 중요성을 공통으로 강조하였다. Scope 3 배출량은 기업의 가치 사슬 전반에서 발생하는 모든 간접 배출을 포함하며, 대부분의 기업에서 전체 탄소 배출량에서 Scope 1,2에 비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Scope 3 배출량 관리를 위해서는 15개 카테고리 중 비즈니스 연계성, 중요성, 배출량 등을 고려하여 경계 범위 설정하고, 배출량을 집계하여 인벤토리를 구축해야 한다.
각 기업의 SBTi 승인 사례를 공유한 결과, 많은 기업은 특히 카테고리 1번 ‘구매한 상품 및 서비스’, 카테고리 11번 ‘판매된 제품 사용’. 카테고리 15번 ‘투자’의 Scope 3 배출량이 비즈니스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높은 배출량을 차지하는 주요 배출원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해당 카테고리들의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감축 전략을 추진하고 있었다.
대부분 기업은 SBTi 이행 과정에서 탄소 감축 목표 및 성과를 보고하고 평가받는 주요 도구로 CDP(Carbon Disclosure Project)평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CDP는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정보를 공개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금융 기관들이 투자 결정에 참고하는 지침서로써 활용된다. 또한, 국제 지속가능성 기준위원회ISSB의 기후 관련 공시IFRS S2 기준이 CDP에 통합 관리될 예정이어서, CDP 대응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객 탄소관리 플랫폼 ‘Constellation navigator’]
패널 토론에 함께 참여한 미국 Constellation Energy의 기후변화 전략 담당 이사가 소개한 고객 탄소관리플랫폼 ‘Constellation navigator’에 대해 참석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Constellation Energy는 원자력, 수력,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시설을 포함한 다양한 발전 포트폴리오를 통해 미국 전역의 가정, 기업, 공공 부문 고객에게 청정에너지를 공급하고,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선두 기업이다.
Constellation Energy에서 개발한 ‘Constellation Navigator’는 고객들이 지속 가능성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고객이 에너지 및 환경 목표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툴과 전문 지식을 제공하며, 에너지 소비를 관리하고 최적화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고 있었다.
[강화되는 글로벌 ESG 규제 대응 전략]
세션 마지막 아젠다로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ESG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논의되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의 규정, 그리고 EU의 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 CSRD로 인해 기업들은 ESG 데이터 공개 및 관리에 있어 더 많은 부담과 투명성을 요구받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지역의 법적, 규제적 요구사항을 이해하고, ESG 전략 및 데이터 공시 범위를 조정할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특히, 유럽과 미국 등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기업은 이러한 요구사항에 통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 고객, 직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마련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였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ESG 전략이 단순한 규제 준수를 넘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에 부응하고 기업의 장기적 성공에 직결된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논의하였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ESG 전략을 어떻게 내재화하고 실행할지에 대한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였다. 또한, 글로벌 기업의 ESG 실무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강화되는 ESG 규제 동향에 대해 논의하고, 각 기업의 대응 사례를 공유하면서 유익한 기회가 되었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21호
여정과 SB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