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지속가능성과
ESG경영

[오늘날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요소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며, 첨단기술과 혁신이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였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높은 수준의 교육과 연구역량이 요구되고 있지만,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대입 인원의 감소가 예견됨에 따라, 대학 구조개혁과 정부지원 정책을 좌우하는 대학 평가제도 관심이 높아져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세계대학의 글로벌 경쟁력 순위를 평가하는 대표적인 평가기관으로 영국의 QS(Quacquarelli Symonds, 쿼콰렐리 시몬스)와 THE(Times Higher Education, 타임스 고등교육)가 있다. QS와 THE는 대학의 국제화 및 고등교육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하여 2004년부터 2009년까지 공동으로 세계대학평가 순위를 발표해왔으나, 2010년 이후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다.

QS에서는 2012년부터 매년 QS 세계대학평가 순위(QS World University Rankings)를 발표하고 있는데, ①교원 당 학생 비율(10%), ②기업으로부터 평판(15%), ③학계 평판(30%), ④교원별 논문 피인용수(20%), ⑤외국인 교원 비율(5%), ⑥외국인 유학생 비율(5%), ⑦국제 연구 네트워크(5%), ⑧취업 결과(5%), ⑨지속가능성(5%)이라는 9개의 영역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순위를 매기고 있다.

QS 세계대학평가는 전세계 학자, 교수 대상으로 해당 대학의 학문적 평판 측정하는 ‘학계 평판(30%)’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교원별 논문 인용수(20%)’가 두 번째로 높다. 2023년 평가부터는 기업 입장에서 해당 대학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와 졸업생들의 취업가능성 측정하기 위한 ‘기업으로부터 평판(15%)’과 졸업생들의 ‘취업 결과(5%)’, 그리고 대학의 교육, 연구, 글로벌 커뮤니티가 얼마나 지속가능할지 예측하기 위해 대학의 ESG(Environment, Social and Governance, 환경, 사회, 거버넌스)경영을 통한 ‘지속가능성(5%)’을 평가항목으로 추가했다.

한편, 1971년부터 세계 고등교육에 대해 평가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해온 THE는 QS와 공동으로 세계대학평가를 진행해왔으나 2010년부터는 톰슨 로이터(Thomson Reuters)사와 함께 별도의 세계대학평가를 발표하고 있다. THE는 정량평가 기준을 ‘국제논문’ 중심에서 ‘연구비’까지 확대하였고, 정성평가 기준 역시 ‘연구자 동료 평판도’ 와 ‘논문 당 피인용’을 혼합하여 평가하고 있다.

THE 세계대학평가 순위(THE World University Rankings)는 ①교육(29.5%), ②연구환경(29%), ③연구의 질(30%), ④국제화(7.5%), ⑤산학협력(4%)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그 중 ‘연구의 질(30%)’을 판단하는 지표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전에는 ‘인용 영향력(Impact)’이라는 단일 지표만으로 평가하였으나, 2024년 평가부터는 인용 영향력 뿐만 아니라 연구 강도(Strength), 연구 우수성(Excellence), 연구 영향력(Research Influence) 등 평가지표를 다각화하여 연구의 질을 평가하고 있다. ‘연구의 질’ 다음으로는 ‘교육(29.5%)’과 ‘연구환경(29%)’ 순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산학협력 부문의 경우 2024년 평가에서 ‘대학의 논문을 인용한 특허 수’ 지표가 새롭게 추가되었다.

[지속가능성 관련 평가 대두]

QS와 THE에서는 종합적인 세계대학평가 순위뿐만 아니라 지역별, 개별 주제별 평가를 진행하여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UN의 SDGs(지속가능발전목표)와 ESG경영 등을 접목한 새로운 평가체계가 등장했다. QS의 경우, 2022년 ‘지속가능성 평가(QS World University Rankings: Sustainability)’를 신설하여 지속가능성에 대한 대학의 기여 정도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기 시작했다. 지속가능성 평가는 ESG의 세 범주인 환경(E), 사회(S), 거버넌스(G)를 기준으로 평가하며 ‘45(환경):45(사회):10(거버넌스)’의 가중치를 갖는다. 환경 부분에서는 환경의 지속가능성, 환경 교육, 환경 연구가 평가 지표로 포함되며, 사회 부분에서는 평등, 지식교환, 교육의 영향, 취업 가능성과 기회, 건강과 웰빙이 그리고 거버넌스 부분에서는 조직의 윤리 정책 및 관행을 평가한다.

QS 수석 연구관리자인 드류 맥팔레인(Drew MacFarlane) 박사는 “대학은 17개 SDGs 를 모두 다루는 지속가능성이 살아있는 실험실이자 미래 인력뿐만 아니라 연구자 및 정책 입안자 등을 양성하는 곳이다. 이러한 특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대학은 사회나 환경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대학을 평가할 때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지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THE의 경우, 지난 2019년부터 SDGs 달성과 사회공헌에 대한 기여도를 측정하기 위해 ‘영향력 평가(THE World University Impact Ranking)’를 진행하고 있다. 영향력 평가는 17개 SDGs에 대한 대학의 역할을 4개의 영역(연구, 스튜어드십, 봉사, 교육)으로 구분해 이행 정도를 평가하고 있다. 각 대학이 제출한 SDGs 중 상위 3개의 점수와 SDGs의 17번째 목표(글로벌 파트너십)를 필수적으로 포함하여 총 4개의 SDGs 점수를 기반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대학마다 강점을 가지는 SDGs 지표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기존의 학문과 연구 중심으로 이루어진 평가와는 거리가 있으며, 대학의 책무성과 지역사회 기여 등을 중심으로 한 정성평가라 볼 수 있다. 매년 영향력 평가에 참여하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대학의 관심과 노력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QS 지속가능성 평가와 THE 임팩트 평가 모두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두었지만, QS 지속가능성 평가는 ESG의 주요 세 영역인 환경, 사회, 거버넌스 부분에 중점을 두었고, THE는 이를 포괄한 SDGs의 17개 목표를 바탕으로 순위를 매기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대학별 지속가능성·ESG 관련 활동]

오늘날 ESG경영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슈가 강조되면서, 대학의 교육, 연구, 글로벌 커뮤니티가 얼마나 지속가능할 지 예측하기 위해 대학의 ESG경영을 통한 ‘지속가능성’을 평가요소로 포함하고 있으며, 국내 대학평가인증기관인 한국대학평가원에서도 향후 대학평가에 SDGs, ESG, 탄소중립 실천 계획 및 실적을 세부 평가항목으로 추가할 계획이라 밝혔다.

올해 QS세계대학순위(QS World Universities Rankings 2025, 발표 2024년) TOP 100에 이름을 올린 국내 대학은 총 5개 대학으로 서울대, 카이스트(KAIST), 연세대, 고려대, 포스텍(POSTECH)이다. 지난 해와 비교했을 때 이들 모두 순위가 상승했으며, 이는 대학의 ESG 성과를 평가하는 ‘지속가능성 지표’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덕분으로 분석된다.

또한, 최근 국내 대학들이 ESG경영 도입을 선언하거나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ESG를 위한 별도 조직을 꾸리고 제도를 개선하는 등 대학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국내 대학들과 달리 해외에서는 이미 전세계 500개 이상 대학의 리더들이 고등교육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탈루아르 성명(Talloires Declaration)* 서명한 것을 시작으로 지속가능한 캠퍼스 조성과 ESG 실천을 이어오고 있다. 북미지역 만 해도 1,000개 이상의 대학에서 ESG경영에 대한 데이터를 자율적으로 보고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등급과 평가 시스템까지 구축되어있는 등 대학에서 ESG경영을 주도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ESG경영을 선도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미국 하버드(Harvard)대의 경우, 대학 내 지속가능성 실천 핵심 요소로 ‘기후와 환경’, ‘사회적 형평성’, 그리고 ‘건강과 복지’ 문제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하버드대에서는 매년 「지속가능성 보고서(Sustainability Report)」를 발간하고 있으며, 대학 내 온실가스 및 쓰레기 배출량, 물 및 에너지 사용량 등 ESG관련 데이터를 가시화해 모두에게 공개하고 있다. 특히, ‘2026년까지 화석연료 중립(Fossil Fuel-Neutral by 2026)’을 달성하고, ‘2050년까지 화석연료 사용을 하지 않겠다(Fossil Fuel-Free by 2050)’고 선언하였으며, ‘온실가스 배출’의 경우 2016년에 이미 온실가스 배출량 30% 감축 목표를 달성했다. 하버드대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앞으로도 이러한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관리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대학의 지속가능성 미션을 달성하고 지역사회의 환경적,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한다.

* 탈루아르 성명 : 1990년 프랑스 탈루아르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작성된 이 성명은 대학 총장들이 고등교육 분야의 환경 지속가능성에 대한 약속을 담은 최초의 공식 성명

 

국내 대학의 경우, 지속가능한 캠퍼스를 조성하고, ESG경영을 도입하는 등 대학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으나, 아직까지 객관적인 데이터나 구체적인 등급을 제시하는 대학은 많지 않다. 하지만 ‘서울대’의 경우 2022년 8월 ESG위원회를 출범시켰으며, 2023년에는 국내 대학 최초로「ESG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와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 연구, 실천을 통합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2009년 지속가능발전연구소를 설립하였다. 해당 연구소에서는 지속가능성 역량과 환경적 소양을 기를 수 있는 ‘그린리더십 과정’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지속가능발전교육/정책/이론센터를 비롯하여 온실가스·에너지종합 관리센터, 탄소중립센터 등을 운영하며 지속가능한 교육·연구 환경 조성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대학의 지적·인적 자원을 활용하여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는 ‘연세대’는 대학의 지속가능발전의제 추진을 위한 총장직속기구로 2017년 글로벌사회공헌원을 설립했다. 글로벌사회공헌원은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재단과 반기문세계시민센터(오스트리아 비엔나)와 함께 2018년부터 매년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를 개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한, 연세대는 연구의 질적 강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지원 제도와 유연한 학사 제도를 통한 혁신을 이루었고, 그 결과 QS 세계대학평가와 THE 세계대학평가에서 모두 76위를 기록하고, THE 영향력평가에서 세계 14위를 차지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포스텍(POSTECH)의 경우 그동안 기후 및 환경 관련 기술개발을 통해 지역사회의 지속가능발전에 이바지해왔다. 2019년에는 기업시민연구소를 신설하여, ‘지속가능경영과 ESG’ 과목을 운영하는 등 대학의 ESG 측면에서 연구와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2023년에는 그동안 포스텍에서 ‘지속가능경영과 ESG 교과목’을 운영해온 경험을 살려 전국 거점국립대와 수도권 주요 대학에 해당 과목을 확산하는 데 기여하였다.

또한, 매월 ESG경영레터를 발간하고 ESG러닝랩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해외 유관기관(미국 보스턴칼리지 기업시민연구센터, 스텐포드대 경영대학원 등)과 연구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경영과 ESG관련 교육 및 연구를 위한 앵커(Anchor)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참고문헌

Harvard University(2023), Harvard University Sustainability Action Plan.
Laura Lightfinch(2023.08.03), QS World University Rankings: Sustainability methodology – How to use the rankings in your university search, QS Top Universities.
Laura Lightfinch(2024.04.18), Embracing sustainability: A guide for prospective university students, QS Top Universities.
THE(2023), METHODOLOGY FOR OVERALL AND SUBJECT RANKINGS FOR THE TIMES HIGHER EDUCATION WORLD UNIVERSITY RANKINGS 2024.
김연지(2023.12.20), 국내 일류 대학들, 지속가능성 평가에서 고전하는 까닭은?, ESG경제.
김한울(2023.10.23), ESG 10여 년 전 도입 “ESG경영 성과, 정량적·객관적 데이터에 달렸다”, UNN.
최다정(2023), 국내대학 인증평가와 주요 세계대학 순위평가의 연계 방안 연구, 비교교육연구 33(4) 49-68.
한국대학평가원(2023.12.18), 4주기 대학기관평가인증 평가기준(안).

Harvard Office for Sustainability (링크)
THE “Impact Rankings 2023” (링크)
THE “World University Rankings 2024: methodology” (링크)
QS World University Rankings 2025 (링크)
QS “QS World University Rankings: methodology” (링크)
QS “QS Sustainability Rankings: methodology” (링크)

※해당 내용은 Corporate Citizenship Research 21호에 저술한 내용에서, 최근 발표된 ‘QS세계대학순위 2025(발표 2024년) ’ 결과를 반영하여 수정한 것임

출처 : Corporate Citizenship Research, vol.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