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환아에게 머리카락을 선물하다
포항제철소 2연주공장 김현조 님의 사연
우리는 함께 세상을 살아가죠. 누군가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던 순간, 도움을 받았던 기억… 자신의 머리카락을 길러 소아암 환아에게 기부하기로 한 포항 2연주공장 김현조 님의 따뜻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포항 2연주공장 김현조입니다. 2022년 9월, 우연히 포스코투데이에서 머리카락을 길러 소아암 환아에게 기부했다는 직원의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평소 재능을 나누거나, 봉사하고 싶은 마음은 가지고 있었지만, 특출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해 온 터라 이거다! 싶었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자라는 머리카락을 기르고 잘라서 전달만 하면 되는 기부 활동이라니… 저는 그날 이후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순조로웠습니다. 예상대로 머리카락은 스스로 잘 자랐는데요. 그러나 머리카락이 길어질수록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머리카락을 기부하려면 길이 25㎝, 30가닥 이상이라는 조건을 갖춰야 하고, 기부할 때의 모질에 따라 사용 가능 여부가 결정되는데요.
머리카락을 길러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모발이 길어질수록 끝부분에 영양분이 잘 전달되지 않아 머릿결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합니다. 좋은 샴푸를 사용하고 머리를 감은 뒤에는 찬바람으로 말려 손상을 최소화해야 하죠. 여기까지는 시간과 정성을 쏟으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어요.
저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타인의 시선과 간섭이었습니다. 머리카락이 어깨선을 넘자 공중화장실에서 마주친 사람들이 저를 여자로 착각해 흠칫 놀라며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기도 하고, 길거리에서 만난 어르신은 남자가 머리를 기르냐며 나무라기도 했습니다. 친구들과 회사 동료들도 제 머리를 보고 꼭 한마디씩 했는데요. 그럴 때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라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지금은 머리가 긴 이유를 아시는 분들이 늘어나 많은 응원 속에서 머리카락을 기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최웅렬 제강부장님께서 소식을 듣고 비단 같은 머릿결이 되길 바란다며 고급 샴푸를 선물해 주셨죠.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부장님!
새해 상반기에는 긴 시간 가꿔온 머리카락을 기부할 수 있을 것 같아 설레는 맘으로 연말을 보내고 있습니다. 막상 실천해 보니 쉬운 일은 아니지만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머리카락 기부, 다가오는 새해에는 소아암 환아에게 기부할 머리카락을 길러보는 건 어떨까요?
출처 : 포스코투데이 (더불어 다같이 동행 시즌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