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시민성: 조직문화의 자산인가?

 

 

 

 

[복지혼종, 기업시민성의 시대 대두-포스코의 선도적 역할]

복지혼종시대이다. 정책과 제도를 수립하고 다양한 사회서비스 제공을 촉진하는 1섹터인 국가, 사회서비스 제공과 지역조직화 및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담당하는 사회복지조직과 비영리조직 등 전통적으로 사회문제해결의 기치에 서 있는 3섹터는 물론, 2섹터인 기업들도 이미 다양한 형태의 사회공헌활동으로 사회문제해결에 동참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문제나 위기를 문제Problems보다는 필요Needs의 관점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사회혁신이 중요해지면서, 그 사회혁신을 달성하는 ‘적극적 시민’이 중요해지기 시작했으며, 다양하고 전문적인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따라서, 복지혼종시대에 국가-시장-시민사회 간 새로운 연결과 융합을 위한 사회적경제, 신공공관리, 기업의 사회적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및 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이 극부상하기 시작했다(조상미, 2020).
무엇보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넘어서 ‘기업시민성Corporate Citizenship’으로의 새로운 역할과 방향에 대한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다. 2019년 8월, 아마존, 애플, GM 등 미국 주요 CEO 약 200명 가량이 참석한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에서 “주주와 고객은 물론 임직원 및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창출하고 투자를 강화하는 것이 기업의 새로운 목적’이라는 성명서가 발표되었는데(The New York Times, 2019), 일각에서는 이를 자유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주주가치 이론에서 벗어나는 중요한 철학적 전환이라고 평가하기도 하였다(WSJ, 2019). 결국, 기존의 사회적 책임에서 더 발전한 시민사회의 주요 행위자로 ‘기업시민성’이 강조되었다고 할 수 있다. 즉, 과거에 시혜적 차원에서 비용 개념으로 인식되었던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현재는 사회와 기업의 가치를 동반 성장시키는 투자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코로나 19 팬데믹 위기와 맞물려 당장의 생존에서 지속성장 추구로의 경영목표달성을 위한 ESG 경영이 모든 기업들에게 화두로 떠오르면서, ESG 경영의 뿌리가 되는 ‘기업시민성’은 기업의 ‘사회책임경영’ ‘지속가능경영’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기업의 사회책임’을 경영방식 전반에 적용하는, 수익창출을 위한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중요한 경영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다.
포스코는 국내에서 이미 선도적으로 ‘기업시민성’을 주창하며, 사회책임경영의 역할모델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포스코의 경영이념에도 기업시민성을 반영하였고 기업시민실을 창설하면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가 ‘기업시민성’을 경영이념으로 전면적으로 내세우며 이를 실행해 온 지 3년이 흘렀다. 포스코는 2018년 기업시민을 주창하였으며, 이로부터 1년 후인 2019년 ‘기업시민헌장’을 선포하며 기업시민에 대한 개념과 지향점을 알리고 다양한 교육 및 활동을 통해 임직원들의 내재화를 이끌었다. 또한, 2020년에는 기업시민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을 안내해주기  위한 지도로서 CCMSCorporate Citizenship Management Standards를 제정하였으며, 모든 임직원에게 실질적인 가이드가 되도록 회사의 주요 업무 영역을 BBusiness, Ssociety, PPeople 관점에서 13개 모듈로 구분하고 모듈별 미션, 사례, 배경, 지침 등을 구체화하였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기업이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보유한 역량과 자원을 바탕으로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존과 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시민’으로 발전해 나가고자 한다.

 

[포스코의 기업시민성 : 조직문화의 자산인가?
: 포스코 인재창조원, O&M, 포스웰, SNNC 총 4개 기업 500여명의 임직원 대상]

그렇다면 과연 이를 가능하게 한 포스코의 기업문화는 어떠한가? 또한 앞으로 이를 더욱 내재화하기 위해 필요한 기업문화는 어떠한 모습일까? 본 연구는 포스코 그룹의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달성을 위한 기업시민성의 문화화 구축을 장기적인 목적으로 하며, 이를 위해 2단계에 걸쳐 연구를 진행하였다. 우선, 기업시민성의 세부 영역인 경제적 시민성, 법적 시민성, 윤리적 시민성, 자선적 시민성 형성에 영향을 주는 조직문화와의 관계를 규명하고, 규명된 ‘조직문화’를 토대로 형성된 ‘기업시민성’이 조직행동 및 조직성과에 미치는 경로를 살펴보았다.

 

 

연구대상 및 자료수집

설문조사의 연구대상 기업은 포스코 인재창조원, 포스코 O&M, 포스웰, SNNC 총4개의 기업으로, 연구대상 범주는 2021년 기준 전체 임직원이었다. 포스코 인재창조원 153명, 포스코 O&M 974명, 포스웰 470명, SNNC 288명 총 1,885명 중, 최종적으로 본 연구에 참여한 대상은 인재창조원 52명, 포스코 O&M 251명, 포스웰 52명, SNNC 86명으로 총 500명이었다.

 

주요개념

기업시민성

사회적 요구를 책임 있게 구체적으로 충족시키는 기업에 의한 일련의 활동 기업이 자립적이고 주체적이며, 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갖추는 적극적 시민으로서의 역할에 중요한 의미가 부여되었다고 할 수 있다.
• 경제적 시민성: 기업의 기본책임으로 사회의 경제주체로서 생산성, 수익성, 소비자욕구충족의 책무를 갖는 것을 의미
• 법적 시민성: 법적 요건의 틀 내에서 경제적 사명을 완수하여야 함.
• 윤리적 시민성: 법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더라도 기업이 사회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지켜지도록 요구되는 올바른 행동과 활동을 의미함.
• 자선적 시민성: 기업이 속한 지역사회의 발전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력해야 하는 기대를 반영함.

조직문화

• 시장지향문화market oriented culture: 고객을 전략 및 운영의 중심에 두는 시장지향성을 중요시하는 조직문화로 고객지향 문화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장지향성(고객지향)에는 세 가지 요소가 상호작용하고 있는데, 첫째는 고객의 현재와 미래의 필요와 욕구를 이해하고자 하는 기업의 고객 지향성customer orientation이고, 둘째는 고객 가치 창출 및 시장 변화 대응과 같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업 내 기능부서 간 긴밀한 업무조정능력interfunctional coordination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기업이 미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외부환경의 위협과 기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능력competitor orientation이다.
• 관계지향문화Humanistic culture: 인간관계를 가장 우선적으로 지향하는 문화이다. 흔히 관계지향 문화의 조직은 가족에 비유될 수 있는데, 조직의 리더나 대표자를 부모로 여기고 가족의 화목과 충성심, 배려가 강조되듯이 조직 내에 인간적 배려와 팀워크, 상호협력, 참여 등을 강조한다. 이러한 문화가 강하게 형성될 경우 조직은 구성원들의 높은 사기와 적극적인 참여, 몰입도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경쟁지향문화Competitive culture: 조직 내에서 경쟁적 우위competitive advantage를 확보하는 것으로 성과지향적 문화라고도 한다. 조직 내 경쟁을 통해 높은 성과를 달성하는 조직 구성원에게 더 많은 보상이 주어지고, 이러한 높은 경쟁이 높은 조직성과로 이어진다는 믿음이 조직 구성원들에게 공유되어 있는 문화를 의미한다.
• 협업지향문화Collaborative culture: 팀워크를 중요시하고, 구성원들과의 의사소통, 존중과 권한 부여를 중요시여겨, 개인의 지식을 활용하여 조직학습을 이끄는 문화로 정의할 수있다. 협업지향문화에서 팀 구성원은 변화를 적극 수용하고 다른 관점을 제공하거나,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도록 하여 건설적인 협업과 합의를 이끌도록 한다.

 

주요 연구결과

어떤 조직문화가 조직의 기업시민성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가?
: 고객지향문화와 협업지향문화의 중요성 대두
조직문화 중 ‘고객지향문화’와 ‘협업지향문화’의 중요성이 대두되었다. 고객지향문화와 협업지향문화는 경제적 시민성을 제외한 세 영역의 시민성- 자선적 시민성, 법적 시민성, 윤리적 시민성-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문화 중 ‘외부환경지향문화’만이 경제적 시민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고, 반면, ‘경쟁지향문화’는 기업시민성과 유의미한 영향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경쟁지향문화가 강한 조직은 기업시민성 형성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시민성은 임직원의 조직시민행동과 조직몰입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가?
:자선적 시민성과 윤리적 시민성 —> 조직시민행동에 긍정적 영향
경제적 시민성과 법적 시민성—> 조직몰입도 향상에 긍정적 영향

기업시민성 중 ‘자선적 시민성’과 ‘윤리적 시민성’은 임직원의 ‘조직시민행동’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기업이 지역사회에 자원봉사, 사회공헌활동, 자선적 사업 및 협력사업을 장려하는 자선적 시민성은 임직원의 이타성과 일반적 규범준수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기업이 사내외 고객 및 다른 사업 파트너와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및 소통을 장려하는 윤리적 시민성은 임직원의 이타성과 일반적 규범준수에 긍정적 영향을주었다. 기업시민성 중 ‘경제적 시민성’과 ‘법적 시민성’은 임직원의 ‘조직몰입도’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기업이 임직원들의 생산성을 면밀히 살피고, 장기적 전략 하에 운영하는 경제적 시민성은 임직원의 조직몰입도를 높이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또한, 기업이 조직구성원을 위한 복지 및 고용 관련 법을 준수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보상 및 승진에 공정성을 갖추는 법적 시민성도 임직원의 조직몰입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문화 – 기업시민성 – 임직원의 조직시민행동 및 조직몰입도 – 조직성과에 이르는경로는 어떠한가?
:고객지향문화 & 협업지향문화 —> 자선적·윤리적·법적 기업시민성–> 조직 시민행동—> 조직성과
:외부환경지향문화 –> 경제적 기업시민성—> 조직몰입도–> 조직성과

‘고객지향문화’ 및 ‘협업지향문화’를 갖춘 조직은 ‘자선적·윤리적·법적 기업시민성’을 형성하는데 긍정적 영향이 있었고, 이러한 조직은 임직원의 ‘조직 시민행동’을 높였으며, 조직 시민행동은 조직몰입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조직성과를 향상 시켰다.
‘외부환경지향문화’를 갖춘 조직은 ‘경제적 기업시민성’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쳤고, 이것이 임직원의 ‘조직몰입도’를 높여 조직성과를 향상 시켰다.

 

[맺으며]

‘포스코의 기업시민성’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포스코의 조직문화에서비롯됨을 알 수 있었다. 고객을 지향하고 협업하며 외부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포스코의 조직문화가 뿌리가 되고 오랜 기간 내재화되어, ‘기업시민성’을 실제로 실행해 올 수 있었고, 이러한 조직문화와 기업시민성이 임직원들의 조직몰입과 조직시민행동에도 영향을 미쳐 ‘조직성과’를 이끌어 냄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조직문화가 포스코의 ESG 경영에도 자연스럽게 시나브로 영향을 미치리라 믿으며, 앞으로 포스코가 이 사회에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Social Impact이 더욱 기대된다.

 

 

본 연구는 기업시민성이 발현되는 조직문화를 탐색함으로 ‘기업시민성의 문화화’를 위한 모델의 초석을 마련한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특히 기업시민성이 조직몰입, 조직시민행동, 조직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함으로써 기업시민 실천의 주체인 임직원의 역할에 주목하였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또한 기업과 임직원의 시민적 자질과 역량의 유기적 관계를 심도있게 탐색함으로써 기업공동체 모두가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가치창출 기업전략으로서의 ‘기업시민성’을 제시하고 있다. 복지혼종시대에 시민으로서 다양하고 구체적인 기업의 역할을 재조명함으로써 조직구성원, 고객, 지역사회, 정부, 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동반성장하는 기업시민성, 사회적 가치실현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검증하고 제시한 연구이다.
특히 이러한 연구를 기업시민성의 가치를 창출하고 공고히하고 치열하게 수행해 온 포스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실행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본 연구가 국내 기업시민성 연구의 초석과 모델이 되기를 기대한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1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