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일자리 질이 결혼과 출산에 미친 영향: 이천과 포항/광양의 사례를 중심으로

 

 

 

들어가는 말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이 제기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전이지만 최근에는 출생아 감소추이가 더 급격해지고 있다. 한국의 연간 출생아 수는 1990년대를 통해 70만을 넘는 수준에서 60만 명 선으로 서서히 감소하였고, 2000년~2002년 60만 대에서 40만 대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2002년 이후 연간 출생아 수는 2015년까지 대체로 45만 명 수준에서 등락하는 추이를 보이다가 2015년 이후 급격하게 감소하며 2019년 30만 명대를 기록하였다. 이는 반세기 전에 비해서는 약 3분의 1, 20년 전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으로 미래세대의 감소속도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확인해준다.
2020년 전반기 출생아 수도 이전 연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합계출산율과 출생아 수 모두 최저치를 갱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보다 빠른 출생아 수의 감소는 저출산·고령화가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증폭시킬것으로 우려된다(이철희·권정현·김태훈 2019; 이철희 2019b).
1990년 이후 출산율이 장기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점차 늦어지는 초혼연령과 비혼의 증가로 말미암은 유배우 비율의 감소였다(이철희 2012, 2018). 대부분의 신생아가 유배우 여성에게서 태어나는 우리나라의 여건에서 결혼의 감소는 출산율의 감소로 직결된다. 유배우 인구의 비율이 감소하면 결혼한 부부의 출산율이 높아진다고 해도 출산율 증가에 미치는 효과가 줄어들게 된다. 적어도 2015년까지는 유배우 출산율이 높아지면서 출산율 및 출생아 수의 감소를 완화시켜온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2015년 이후부터는 유배우 출산율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출산율과 출생아 수 감소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이철희 2019a).
우리나라에서 저출산의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는 주된 사회경제적 요인 가운데 하나는 높은 집값과 주거비용이다. Dettling and Kearney(2014)는 미국의 주택 가격이 1만 달러 상승할 때 주택보유자의 출산율은 2.1% 상승하지만 미보유자는 0.4%감소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미숙(2013)의 연구에 따르면 아파트 주택매매 가격변화율이 10% 상승할 때 전세로 사는 거주자는 자가 보유자에 비해 출산확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군구별 데이터를 이용한 이철희(2018)의 패널고정효과모형 분석결과는 시군구별 주택가격지수의 상승이 그 지역의 무배우 혼인율을 낮춘다는 것을 보여준다. Edlund and Lee(2013)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역별 주택의 평당 매매가격이 높아질수록 2005년의 해당 지역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출생아수)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주택을 책임져야 하는 남아의 상대적인 비용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가정 내에서 남녀 간 불평등과 결혼 및 출산과 관련된 노동시장에서의 여성의 불리함은 여성(특히 고학력, 전문직 여성)이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Feyrer et al.(2018)의 분석결과는 남성의 가사노동 분담비율이 높아질수록 출산율이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Bertrand et al.(2016)의 연구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에 대한 사회적인 규범에 따라 고학력·고숙련 여성의 결혼율 변화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보였다. Hwang(2016)의 연구는 빠른 경제성장에 의해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승한 반면 부모세대의 영향 때문에 문화적인 규범의 변화가 느린 것이 아시아 국가에서 소위 골드미스Gold Miss현상(고학력·전문직 여성의 결혼감소)을 설명한다고 보았다.
이 연구가 초점을 두고 있는 요인은 고용과 일자리의 질이다. 노동시장 여건이 결혼과 출산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연구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Hill(2015)의 연구는 대공황기였던 1929년~1933년 사이 경기악화로 인해 미국의 혼인율이 20% 감소했으며, 결혼의 감소는 경기후퇴가 심했던 지역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음을 보였다. Ahn and Mira(2000)의 스페인 자료 분석결과에 따르면 남성의 미취업 기간은 결혼의 확률을 크게 낮추었고, 시간제 근무 혹은 임시직 근무도 전일제 상용직 근무에 비해 결혼확률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Schaller(2013)의 연구는 미국의 주별 실업률이 1% 상승할 때 결혼율이 1.5% 감소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Santos and Weiss(2016)의 연구는 미국의 소득변동성 증가가 1970년부터 2000년까지 결혼연령 증가의 약 20%를 설명한다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고용과 일자리 질이 결혼과 출산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국내 연구도 늘어나고 있다. 안태현(2010)의 연구는 미취업 및 재학기간 증가로 인한 늦은 노동시장정착이 남성의 결혼확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제시하였다. 시계열 자료 분석에 기초한 이상호·이상헌(2010)의 연구는 임시직 비율이 증가할 때 결혼건수와 결혼율이 감소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김성준(2015)의 한국노동패널자료 분석결과는 미취업 남성에 비해 취업남성의 결혼확률이 1.65배 더 높고, 상용직을 가진 남성은 비상용직 남성에 비해 결혼확률이 1.6배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동시장의 장기적인 변화가 결혼과 출산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일련의 선행연구들은 1970년대 이후 미국 제조업의 쇠퇴, 임금불평등의 증가, 중산층의 감소 등으로 말미암아 “결혼할만한 남성marriageable men”이 감소하였으며, 이로 말미암아 대학중퇴이하 학력을 가진 인구의 결혼이 빠르게 감소했다고 주장하였다Carbone and Cahn 2014.
실제로 1970년 이후 미국에서는 대졸자에 비해 대학중퇴 이하 학력 인구의 유배우 비율이 훨씬 큰 폭으로 감소하였고, 반대로 저학력 인구의 이혼이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증가하였다Lundberg et al. 2016. Autor et al.(2017)의 연구는 중국과의 무역경쟁(중국의 생산성 증가와 무역장벽의 완화)으로 초래된 남성의 제조업 고용비율 감소가 현재 결혼해 있는 여성의 비율과 출산율을 감소시켰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의 사례를 분석하여 일자리의 질이 결혼과 출산에 미친 효과에 관한 몇 가지 실증적인 증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Autor et al.(2017)의 연구와 유사하게 제조업 일자리의 비중을 지역 일자리 질의 지표로 이용하여, 우리나라 시군구별 제조업 고용인구 비율이 지역의 결혼율, 유배우 비율, 유배우 출산율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둘째, 제조업 부문 대기업의 신규공장 건설이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 사례를 활용하기 위해, 2015년 이천 SK 하이닉스 M14 공장 완공이 그 지역의 결혼율과 유배우 비율에 미친 인과적인 효과를 분석한다. 셋째, 1980년대와 1990년대 초 포스코 작업장이 건설되었던 전남 광양시와 1970년대 포스코 공장이 건설되었던 경북 포항시의 1997년 이후 인구변화를 분석함으로써 대규모 제조업 일자리의 창출이 이후 지역의 결혼, 출산, 인구이동에 미친 영향을 살펴볼 것이다.

 

자료

본 연구는 혼인과 출산에 대한 적절한 분석을 수행하기 위해 전체 여성이 아닌 혼인상태에 따라 구분한 여성들의 혼인율과 출산율 자료를 구축하여 이용하였다. 이를 위해 다음의 두 가지 종류의 데이터를 결합하는 작업을 하였다. 첫째, 출산, 혼인, 이혼 등 인구변동의 요인이 되는 특정한 사건을 경험한 개인 혹은 가구를 모집단으로하는 인구동태조사를 이용하여 출산율과 혼인율의 분자에 해당하는 여성의 특성별 출산 수와 혼인 건수를 계산하였다. 둘째, 전 국민을 모집단으로 하는 인구자료(추계 인구, 인구센서스, 주민등록자료 등)를 이용하여 출산율과 혼인율의 분모에 해당하는 인구특성별 여성인구를 추계하였다.
무배우 혼인율은 초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0~39세 무배우 인구를 대상으로 추정하였다. 지역별 인구구성의 차이를 통제하고 표준화된 혼인율을 구하기 위해 각 5세별 무배우 혼인율을 계산하고 2008년 전국 여성인구의 연령분포를 이용하여 가중평균을 얻어 이용하였다. 유배우 여성 비율은 대부분의 출산이 발생하는 25~39세 및 20~44세 여성인구를 대상으로 추정하였다. 각 5세 별로 유배우 비율을 계산하여 합산한 것을 연령집단의 수(5)로 나눈 지표를 이용했는데, 이는 해당 지역 25세(20세) 여성이 39세(44세)가 될 때까지 유배우 상태에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기간의 비율을 나타낸다. 종합적인 유배우 출산율의 지표를 구하기 위해 2005년 센서스에서 계산한 무배우 여성의 연령별 혼인확률hazard rate of marriage을 적용하여 궁극적으로 혼인하는 여성이 가질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의 수를 추정하여 이용하였다.
이 연구에서 고려하는 결혼과 출산의 중요한 독립변수는 지역별 청년인구의 제조업 고용비율이다. 여기에서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의 지역별고용조사 마이크로 자료를 이용하여 각 지역 20~44세 인구 중 제조업 부문에 고용되어 있는 인구의 비율을 계산하였다. 2008년을 분석의 시작연도로 설정한 것은 지역별 고용조사가 2008년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광역시와 다수의 구로 나뉜 대도시의 경우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시 전체의 제조업 고용비율을 추정하여 분석에 이용하였다. 첫째,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역별 고용조사가 각 시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대도시 지역의 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용한 자료를 가지고 구별 노동시장특성 변수를 추정하기 어렵다. 둘째, 대도시 지역은 인구에 비해 지리적인 영역이 좁은 편이고 교통통신이 비교적 잘 발달되어 있다. 따라서 광역시 혹은 대도시 전체가 단일한 노동시장에 속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서울시민 가운데는 자신이 거주하는 구의 경계를 넘어서 일자리를 구하고 통근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광역시 및 대도시의 경우 시 전체의 제조업 혹은 전자산업 고용비율을 이용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출산율과 혼인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별 특성을 보여주는 요인으로 보육여건, 주거비용, 지역의 경제여건, 출산장려정책 등을 고려하였다. 실제로 분석에 이용된 변수는 시군구별로 가용한 데이터에 의해 크게 제약될 수밖에 없었다. 보육여건을 나타내는 자료로는 유아(0~4세) 1,000명당 보육시설수를 이용하였다. 보육시설 수는 2003~2008년 기간에 대해서는 각 시도통계연보를, 2009년 이후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의 보육통계를 활용하였다.2 다음으로 지역의 경제여건을 분석모형에 고려하기 위해 지방세 자료를 이용하였는데, 이 자료는 행정자치부에서 매년 제공하는 시군구별 지방세통계를 이용하였다. 출산장려정책을 대리하는 변수로는 지자체별  사회복지예산 자료와 출산장려금 자료를 활용하였다. 사회복지예산은 행정자치부의 재방재정연감으로부터 자료를 구하였으며, 출산장려금의 경우 보건복지부의 자료를 활용하였다.

 

지역 청ㆍ장년 인구의 제조업 고용비율이 혼인과 출산에 미친 영향

이 절에서는 시군별 청·장년 인구의 제조업 고용비율이 혼인과 출산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았다. 회귀분석을 수행하기에 앞서서 연도 및 시군구별 제조업 고용비율과 혼인 및 출산 지표 간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그래프를 살펴보았다. <그림 1>은 먼저 시군별 20~44세 인구 중 제조업 고용인구의 비율(퍼센트)과 20~39세 무배우 여성인구 혼인율 간의 관계를 보여준다. 제조업 고용비율과 혼인율은 뚜렷한 양의 관계를 보인다. <그림 2>에 제시된 지역별 20~44세 인구 제조업 고용비율과 25~39세 여성 유배우 비율도 양의 관계를 보인다. 20~44세 여성 유배우 비율을 분석에 이용하는 경우에도 결과는 유사하다. 또한 <그림 3>에 제시된 바와 같이 지역별 제조업 고용비율은 25~39세 여성 유배우 합계출산율과 양의 관계를 나타낸다. 이 지표 대신 20~44세 여성 유배우 합계출산율을 분석에 이용해도 결과는 유사하게 나타난다.
다른 변수들을 통제하고 시군별 청·장년 인구의 제조업 고용비율이 혼인과 출산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아래와 같은 회귀식을 추정하였다.

이 식에서 하첨자 i는 시군구, t는 연도를 나타낸다. 그리고 Y는 시군구별 혼인과 출산의 지표, M은 시군구별 20~44세 인구 제조업 고용비율, X는 1인당 지방세액, 지자체 복지예산 비율, 아동 1,000명 당 보육시설 수, 출산장려금 등 각 시군구별 특성에 관한 변수, δ는 연도별 고정효과, θ는 시군구별 고정효과, ε은 통상적인 오차항을 나타낸다. 여기에는 보고하지 않았지만 기본적인 모형 이외에도 설명변수들이 결혼과 출산에 시차를 두고 효과를 미칠 가능성을 고려한 모형, 노동시장의 추가적인 특성들을 고려한 모형, 학력별로 설명변수들의 효과가 다를 가능성을 고려한 모형을 추정하였다.

<표 1>은 각 지역 20~44세 인구 제조업 고용비율이 20~39세 무배우 여성인구 혼인율에 미친 영향에 대하여 살펴본 회귀분석결과를 제시한다. 제조업 고용비율만을 포함한 모형(모형 1), 여기에 시군구별 특성변수를 추가한 모형(모형 2), 모형 2에 연도고정효과를 추가한 모형(모형 3), 모든 변수들을 포함한 모형(모형 4) 등 네 가지 회귀식을 추정한 결과가 비교되어 있다. 네 가지 결과 모두 각 지역의 청·장년의 제조업 고용비율이 높아질 때 20~39세 무배우 여성의 혼인율이 유의하게 높아지는 경향을 보여준다. 시도 고정효과가 통제되는 경우 제조업 고용비율의 추정계수 규모가 감소하지만 전반적으로 모형에 따른 결과의 차이는 크지 않다. 추정계수의 규모는 제조업 고용비율이 1% 포인트 증가할 때 20~39세 무배우 여성인구 1,000명 당 혼인건수는 0.36~0.55건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무배우 여성인구 1,000명 당 혼인건수 표본평균(83.1)의 0.43~0.66%, 표준편차(16.2)의 2.22~3.40%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표 2>는 동일한 설명변수들이 20~44세 여성인구 유배우 비율에 미친 효과를 추정한 회귀분석결과를 보고한다. 무배우 혼인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청·장년 인구의 제조업 고용비율은 유배우 여성비율과 유의한 정의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모형 2, 3의 경우 제조업 고용비율이 1% 포인트 높아지면 여성인구 유배우 비율이 약 0.15%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며, 시도 고정효과가 통제되면 계수의 규모가 약 절반으로 감소한다. 이는 20~44세 여성인구 유배우 비율 표본평균(53.2%)의 0.15~0.3%, 표준편차(6.6)의 1.23~2.42%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25~39세 여성 유배우 비율을 분석에 이용해도 결과는 유사하게 나타난다.

<표 3>은 지역별 청·장년 인구의 제조업 고용비율과 유배우 합계출산율 간의 관계를 분석한 회귀분석 결과를 보여준다. 제조업 고용비율은 유배우 출산율과도 강한 정의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제조업 고용비율의 추정계수는 다른 설명변수가 추가될수록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연도 및 시도 고정효과를 포함한 모든 설명변수가 포함되는 경우 제조업 고용비율 1% 포인트 증가는 유배우 여성 1,000명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수를 1.66명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유배우 출산율 표본평균(324.9)의 0.51%, 표준편차(45.8)의 3.62%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25~39세 여성 유배우 출산율을 종속변수로 이용해도 결과는 질적으로 유사하다.

 

이천 SK 하이닉스 M14 공장설립이 결혼에 미친 효과

이 절에서는 2015년 8월에 준공된 이천 SK 하이닉스 M14 공장 건설 사례를 이용한 이중차분(difference-in-difference) 회귀분석을 수행함으로써 대규모 반도체 공장 건설이 지역의 결혼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이 방법은 이천과 다른 시도의 무배우 결혼 및 유배우 비율 지표가 2015년 M14 공장건설 이전과 이후에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추정함으로써 관찰하기 어려운 지역별 여건 변화의 영향을 제거하고 공장건설의 효과를 추정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따라서 앞 절에서 수행된 횡단면 회귀분석에 비해 반도체 공장건설이 가져온 인과적인 효과를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절에서 이용한 기본적인 이중차분 회귀분석 모형은 아래의 식 (2)와 같다.

이 식에서 하첨자 i는 시군구, t는 연도를 나타낸다. 그리고 Y는 시군구별 무배우 혼인율과 유배우 비율, D 준공이후는 2015년 이후 기간에 대해 1의 값을 가지는 더미변수이고 D 이천은 경기도 이천시에 대해 1의 값을 가지는 더미변수이다. X는 1인당 지방세액, 지자체 복지예산 비율, 아동 1,000명 당 보육시설 수, 출산장려금 등 각 시군구별 특성에 관한 변수, δ는 연도별 고정효과, ε은 통상적인 오차항을 나타낸다. 이천시의 대조군으로는 나머지 전체 시군구, 비 대도시 지역, 시의 규모와 공장보유 여건이 유사한 지역 등 다양하게 정의된 지역을 이용하였다.
여기에서는 이천시 이외의 다른 모든 지역을 대조군으로 설정하여 이천 SK 하이닉스 M14 공장건설이 20~39세 무배우 여성 혼인율과 20~44세 여성 유배우 비율에 미친 효과를 추정하기 위한 이중차분 회귀분석 결과를 제시하였다. 모두 네 가지 모형이 추정되었는데, 모형 1에는 이천시 더미, 준공 이후 더미, 두 더미 변수의 교호항  등만 포함되었으며, 모형 2에는 이상의 변수에 1인당 지방세액, 복지예산비율, 보육시설 수, 출상장려금 등 시군구 별 특성 변수가 추가되었다. 모형 3에는 무배우 혼인율과 유배우 비율의 장기적인 시간적 변화추세를 고려하기 위해 3차항의 시간추세가 추가되었고, 모형 4에서는 그 대신 연도 고정효과가 통제되었다.
<표 4>는 20~39세 무배우 여성의 혼인율에 미친 효과에 관한 회귀분석결과를 보고한다. 분석의 주된 관심사인 이천시 더미변수와 2015년 이후 시기의 교호항의 계수는 양수이고 지역별 특성변수를 통제하면(모형 2부터 모형 4) 10% 유의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 결과는 공장의 건설로 인해 그렇지 않았을 경우에 비해 무배우 여성의 혼인율이 높아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교호항의 추정계수는 공장건설로 인해 무배우 여성의 결혼건수가 1,000명 당 20건 더 늘었음을 시사한다. 이는 무배우 혼인율 표본평균(83.1)의 약 24%, 표준편차(16.2)의 123%에 달하는 규모이다.
<표 5>는 유사한 이중차분 회귀분석을 수행하여 이천 SK 하이닉스 M14 공장건설이 20~44세 여성 유배우 비율에 미친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여준다. 무배우 여성 혼인율의 경우와 같이 시군구별 특성을 나타내는 변수들이 통제되면 교호항의 계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수로 추정된다. 이는 공장의 건설로 인해 여성인구의 유배우 비율이 높아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교호항의 추정계수는 공장건설로 인해 여성인구 유배우 비율이 약 7% 포인트 증가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유배우 비율 표본평균(53.2)의 약 14%, 표준편차(6.6)의 117%에 달하는 규모이다.
이상의 기본적인 분석 결과의 강건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검증하였다. 첫째로 본 공사가 시작된 2014년 기간도 공장건설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고려하여 2014년을 분석기간에서 제외하고 유사한 이중차분 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둘째로, 이천시와 비교적 유사한 성격을 가진 지역을 대조군으로 설정하기 위하여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대전, 광주, 울산 등 광역대도시를 제외하고 분석을 수행하였다. 셋째로, 이천시와 좀 더 유사한 성격을 가진 지역을 대조군으로 설정하기 위하여 광역대도시와 함께 군 단위 지역을 분석에서 제외하고, 분석기간이 시작된 2008년까지 직원이 1,000명 이상인 대규모 제조업체가 설립되어 있었으며, 2008년 이후에는 이러한 규모의 신규공장이 건설되지 않은 지역만을 분석에 포함하였다.3 이상의 분석은 기본적인 회귀분석 결과의 강건성을 확인해준다.
고학력 여성과 저학력 여성의 결혼율 지표를 별도로 추정하여 교육수준별 회귀분석도 수행하였다. 전반적인 결과는 SK 하이닉스 M14 공장 건설이 고학력 여성보다는 저학력 여성의 결혼에 더 강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연구는 또한 공장신설이 지역주민의 혼인율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 대한 시사점을 얻기 위해 지역별 제조업 고용비율을 추가한 회귀식을 추정하였다. 이 새로운 회귀분석에서 추정한 교호항의 계수는 제조업 고용비율 증가를 통한 직접적인 효과를 제외한 간접적인 파생효과의 규모를 보여준다. 결과는 제조업 고용비율을 통제해도 교호항의 추정계수는 기본모형을 추정한 결과와 유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결과는 어떤 지역에 대규모 제조업 공장이 건설될 때 그것이 지역 주민의 결혼과 출산에 미치는 효과는 그 공장의 직접적인 고용증가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반에 대한 경제적인 파생효과를 매개로 나타난다는 것을 시사한다.

 

1997년 이후 광양과 포항의 인구변화 분석

이상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국내의 대표적인 제조업 부문 대기업인 포스코의 공장건설도 양질의 일자리 제공을 통해 지역의 결혼과 출산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지만 1970년대 포스코 포항 공장 건설과 1980년대와 1990년대 초 포스코 광양 공장 건설의 효과를 위에서 소개한 SK 하이닉스 이천공장 건설 사례처럼 엄밀한 방법을 이용하여 분석하기는 어렵다. 분석에 필요한 지역별 인구 관련 자료가 통계청이 인구동향조사 마이크로 자료를 제공하는 1997년부터 가용하기 때문에 공장 건설 전후의 변화를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는 자료를 얻을 수 있는 1997년 이후 포스코 공장이 위치한 전라남도 광양시와 경상북도 포항시의 주요 인구 관련 변수의 변화를 전국, 해당 광역시도, 인근의 유사한 도시와 비교하여 분석함으로써 간접적으로나마 포스코의 대규모 제조업 일자리가 지역의 결혼과 출산에 미친 효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광양시의 경우 비교대상을 전국, 전남, 여수시, 목포시 등으로 설정하였고, 포항의 경우 비교 대상을 전국, 경북, 구미시, 경주시 등으로 설정하였다. 이상의 도시 혹은 지역에 대해 인구동향조사, 주민등록인구통계, 인구센서스, 인구이동통계 등의 마이크로 자료를 이용하여 총인구, 출생아 수, 합계출산율, 25~39세 여성 유배우 비율, 25~39세 여성 유배우 출산율, 전체인구 순유입률, 25~39세 여성인구 순유입률 등을 추정하여 비교하였다.

••광양시의 인구변화
<그림 4>는 1997년 수준을 100으로 표준화한 광양시, 전국, 전남, 여수시, 목포시의 총인구 변화를 보여준다. 결과는 분석기간 동안 광양시의 인구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1991년부터 2018년까지 광양시의 인구는 18.4% 증가하였다. 같은 기간 동안 전국 인구는 약 11% 증가하였고, 전남의 인구는 약 13% 감소하였다. 규모에 있어서 전라남도 내에서 유사한 도시라고 할 수 있는 목포시의 인구가 약 7% 줄고, 여수시의 인구가 약 14% 감소한 것과는 뚜렷하게 대비되는 인구변화의 양상을 보여준다.

<그림 5>는 광양시의 총 출생아 수 변화를 전남 내의 두 도시와 비교한 결과를 보여준다. 세 도시 모두 1997년 이후 출생아 수의 감소를 경험하였지만 광양시의 감소 폭은 다른 두 도시에 비해 작았다. 여수시의 신생아는 1997년 4,830명에서 2018년 1,797명으로 약 63% 감소하였고, 목포시의 출생아 수는 같은 기간 동안 4,012명에서1,371명으로 약 66% 감소하였다. 광양시의 경우에도 출생아 수가 1997년 약 2,823명에서 1998년 약 1,201명으로 크게 줄었지만 감소 정도(-57%)는 다른 도시들에 비해서는 양호했다.

<그림 6>은 광양시와 전국, 전남, 여수시, 목포시의 합계출산율 변화를 비교하여 보여준다. 전남과 세 도시의 합계출산율은 전국의 합계출산율과 유사한 추이를 보이며 변화하였다. 즉 1997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감소하고, 이후 2012년경까지 증가하다가, 2012년부터 다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광양시의 합계출산율은 분석 시기 전체를 통해 전국이나 전남의 다른 도시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즉 합계출산율이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던 2012년에는 2.0을 기록하였고, 최저수준을 경신했던 2018년에도 1.3 이상을 기록하였다.

<그림 7>은 합계출산율의 주요 결정요인 가운데 하나인 25~39세 여성 유배우 비율 변화를 비교하여 보여준다. 이 연령대 여성 유배우 비율은 분석 시기 동안 모든 지역에서 감소하였다. 광양시의 경우에도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유배우 비율이 92%에서 73%로 빠르게 감소하였다. 그러나 해당 기간 내내 전국, 전남, 여수시, 목포시에 비해 높은 유배우 비율을 유지하였고, 2010년 이후에는 완만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준다. 2018년 현재 광양시의 25~39세 여성 유배우 비율은 약 74%로, 전국(약 54%), 전남(67%), 여수시(68%), 목포시(65%)에 비해 훨씬 높다.

<그림 8>은 합계출산율의 또 다른 주요 결정요인인 25~39세 여성 유배우 출산율의 변화를 추정한 결과를 보여준다. 합계출산율의 경우와 유사하게 전남과 세 도시의 유배우 출산율은 전국의 유배우 출산율과 유사한 추이를 보이며 변화하였다. 즉 1997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감소하고, 이후 2012년경까지 증가하다가, 2012년부터 다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광양시의 유배우 출산율은 2000년대 초반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전국, 전남 및 다른 두 도시에 비해 높았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특히 1997년~2000년 기간과 2007년~2015년 기간에는 대조 지역에 비해 상당히 높은 유배우 출산율을 기록하였다.

<그림 9>와 <그림 10>은 각각 전체 인구 및 25~39세 여성인구의 순유입률 변화를 추정한 결과를 보여준다. 25~39세 여성인구 순유입률을 별도로 추정한 것은 다른 조건(유배우 비율이나 유배우 출산율 등)이 같을 때 이 연령대 여성 순유입률이 출생아 수 변화에 강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결과는 광양시의 25~39세 여성 순유입률이 대조 지역에 비해서나 전체 인구에 비해서 높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이 연령대 여성인구의 순유입률이 대체로 양수였고, 전남과 다른 두 도시에 비해 높았다.

••포항시의 인구변화
<그림 11>은 1997년 수준을 100으로 표준화한 포항시, 전국, 경북, 구미시, 경주시의 총인구 변화를 보여준다. 지난 20년 동안 경북지역 전체는 인구가 완만하게 감소하는 추이를 보였다. 2018년의 경북 인구는 1997년 인구의 95.6%로 감소하였다.
경주시의 경우 분석기간 동안 인구가 12%나 감소하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경북의 대표적인 산업도시의 하나인 구미시는 1997년 이후 인구가 30%나 증가하였다. 특히 1997년부터 2005년까지 인구가 20%나 늘어난 것이 관찰된다. 포항시의 인구는 구미시에 비해서는 크게 뒤지지만 경북 전체에 비해서는 양호한 인구변화 추이를 보인다. 즉 1997년 이후 인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2018년 현재 포항시 인구는 20년 전과 거의 비슷하다.

<그림 12>는 포항시의 총 출생아 수 변화를 경주 및 구미와 비교한 결과를 보여준다.
세 도시 모두 1997년 이후 출생아 수의 감소를 경험하였지만, 그 감소 정도는 달랐다.
구미시의 신생아는 1997년 6,700명에서 2018년 3,455명으로 48.5% 감소한 반면, 경주시의 출생아 수는 같은 기간 동안 4,355명에서 1,308명으로 70%나 감소하였다.

포항시의 경우 출생아 수가 1997년 약 7,077명에서 1998년 약 3,193명으로 55% 감소하여, 구미시보다 조금 더 빠른 인구감소세를 보였다.

<그림 13>은 포항시와 전국, 경북, 구미시, 경주시의 합계출산율 변화를 비교하여 보여준다. 경북과 세 도시의 합계출산율은 대체로 전국의 합계출산율과 유사한 추이를 보이며 변화하였다. 합계출산율 수준에 있어서는 2006년경까지 구미시의 합계출산율이 월등하게 높았고 경북, 포항, 경주의 합계출산율은 전국 수준보다 약간 높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던 것이 관찰된다. 그러나 2000년대 말부터 경북 전체와 포항시의 합계출산율이 증가하여 전국 수준에 비해 현저하게 높아졌다. 즉 포항시의 합계출산율은 2009년까지 전국 합계출산율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구미시의 합계출산율에 비해 크게 낮았으나, 이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즉 합계출산율이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던 2015년에는 1.5를 기록하였고, 전국 합계출산율이 0.98로 떨어졌던 2018년에도 1.12를 기록하였다.

<그림 14>는 합계출산율의 주요 결정요인 가운데 하나인 25~39세 여성 유배우 비율변화를 비교하여 보여준다. 이 연령대 여성 중 유배우 인구 비율은 분석 시기 동안 모든 지역에서 감소하였다. 포항시의 경우에도 1997년부터 2018년까지 유배우 비율이 88.1%에서 66.5%로 빠르게 감소하였다. 포항시의 유배우 비율은 2010년대 초까지 구미시보다 낮았지만 분석기간 전체를 통해 전국이나 경주시에 비해서는 높았다. 그리고 분석기간 동안 유배우 비율 감소속도에 있어서도 전국, 경북, 구미시, 경주시에 비해 느렸던 것으로 나타난다. 2014년 이후에는 포항시의 25~39세 여성 유배우 비율이 구미시에 비해 높아졌고, 2018년에는 전국 25~39세 여성 유배우 비율(57%)보다 거의 10% 포인트 높은 유배우 비율을 기록하였다.

<그림 15>는 합계출산율의 또 다른 주요 결정요인인 25~39세 여성 유배우 출산율의 변화를 추정하여 비교한 결과를 보여준다. 합계출산율의 경우와 유사하게 경북과 세 도시의 유배우 출산율은 전국의 유배우 출산율과 유사한 추세로 변화하였다. 즉 2000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감소하고, 이후 2012년경까지 증가했다가, 2015년부터 가파르게 감소하는 추이를 보인다. 포항시의 유배우 출산율은 2009년까지 전국, 경북, 구미시, 경주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포항시의 유배우 출산율은 2009년 이후 빠르게 증가하여, 경주시에 비해 높고, 전국, 경북, 구미시와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15년에는 전국이나 다른 비교 대상 도시에 비해 높은 유배우 출산율을 기록하였다.

<그림 16>과 <그림 17>은 각각 전체 인구 및 25~39세 여성인구의 순유입률 변화를 추정한 결과를 보여준다. 25~39세 여성인구 순유입률을 별도로 추정한 것은 다른 조건(유배우 비율이나 유배우 출산율 등)이 같을 때 이 연령대 여성 순유입률이 출생아 수 변화에 강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결과는 포항시의 25~39세 여성 순유입률이 전국, 경북, 경주시 등에 비해서나 전체 인구에 비해서 높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전남 광양의 경우와 유사하게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이 연령대 여성인구의 순유입률이 대체로 양수였고, 경북과 다른 두 도시에 비해 높았다.

 

결론

이 연구는 우리나라의 사례에 기초하여 일자리의 질이 결혼과 출산에 미친 효과에 관한 몇 가지 실증적인 증거를 제시하였다. 시군구별 제조업 고용인구 비율이 지역의 결혼율, 유배우 비율, 유배우 출산율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였고, 2015년 이천 SK 하이닉스 M14 공장 완공이 그 지역의 결혼율과 유배우 비율에 미친 인과적인 효과를 추정하였다. 그리고 1980년대와 1990년대 초 포스코 작업장이 건설되었던 전남 광양시와 1970년대 포스코 공장이 건설되었던 경북 포항시의 1997년 이후 인구변화를 분석함으로써 대규모의 제조업 일자리 창출이 이후 지역의 결혼, 출산, 인구이동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청장년 인구의 제조업 고용비율이 높아지면 해당 지역 무배우 여성 혼인율, 여성 유배우 비율, 유배우 출산율이 높아지는 현상이 발견되었다. 둘째, 2015년 경기도 이천의 SK 하이닉스 M14 공장 건설은 그 지역의 무배우 여성 혼인율과 여성 유배우 비율을 높인 것으로 추정되었다. 셋째, 전남 광양시는 1997년 이후 전국, 전남, 여수시, 목포시에 비해 눈에 띄게 높은 합계출산율, 25~39세 여성 유배우 비율, 유배우 출산율, 25~39세 여성 인구 순유입률을 기록하였다. 넷째, 경북 포항시는 광양시만큼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특히 2000년대 말 이후 합계출산율, 25~39세 여성 유배우 비율, 25~39세 여성 인구 순유입률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의 다른 대표적 산업도시인 구미시는 분석기간 전체를 통해 상대적으로 높은 합계출산율, 여성유배우 비율, 유배우 출산율, 여성인구 순유입률을 기록하였다.
이 연구의 결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일자리의 질이 결혼과 출산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정황적, 간접적 증거를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제조업 일자리의 비중이 지역 일자리 질을 반드시 잘 반영한다는 보장은 없다. 둘째, 제조업 고용의 비중과 대규모 공장의 건설은 관찰하기 어려운 지역의 다른 특성들과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있다. 이러한 내생성으로 인해 추정한 결과에 편의가 발생했을 수 있다. 셋째, 대규모 공장의 건설은 일자리 질 개선뿐만 아니라 지역 경기 활성화를 포함한 다른 경로를 통해 결혼과 출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여기에서 얻은 결과도 두 가지 효과가 모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광양시와 포항시의 인구변화가 다른 도시와 달랐다는 사실이 반드시 포스코 공장건설의 장기적인 영향을 반영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의 결과는 일자리의 질이 결혼과 출산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강하게 시사한다. 즉 이 연구의 결과는 제조업 부문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일자리 질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 소득수준과 안정성이 결혼과 출산 결정의 중요한 요인이라는 증거, 미국의 사례를 이용하여 얻은 유사한 연구의 결과 등과 잘 부합된다. 물론 이러한 결과에 기초하여 일자리의 질이 결혼과 출산의 “가장 중요한” 혹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요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저출산 대책을 논의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요인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연구결과의 정책적인 시사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자리의 질 개선 없이 단순하게 고용만을 증가시켜서는 저출산을 완화하기 어려울 것이다. 둘째, 임금수준, 고용 안정성, 작업조건의 개선 등 일자리 질을 높이고자 하는 정책적인 노력은 저출산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고려한다면 이러한 정책의 장기적인 편익이 더 높게 평가될 것이다. 셋째, 기업이 할 수 있는 사회적인 역할이 많겠지만, 성공적인 경영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기업 본연의 역할과 잘 부합되면서도 저출산 완화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사회공헌일 수 있다.

출처 : 기업시민리서치 6호